T커머스 가세…채널 17개 난립…치열해진 홈쇼핑 지각변동 예고

정부가 T커머스에게도 라이브 방송을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T커머스와 TV 홈쇼핑 간 서비스 차이가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 채널만 7개에서 17개로 급증하면서 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주무 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T커머스에 라이브 방송을 허용키로 한 것은 사업자 간 형평성을 고려해서다. T커머스에 대한 규제를 TV 홈쇼핑 수준으로 강화하면서 허용 가능 서비스를 차별하는 것은 후발 주자인 T커머스에 더욱 불리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부터 T커머스의 재승인 기준을 TV 홈쇼핑 수준으로 강화했다. T커머스 역시 5년 단위로 이뤄지는 재승인 심사에서 ▷방송평가위 평가 결과 ▷방송의 공익성 실현 ▷공정거래 관행 정착·중소기업 활성화 기여 ▷프로그램의 기획·편성 적절성 ▷경영계획의 적정성 ▷재정·기술적 능력 ▷시청자·소비자 권익보호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계획 ▷시정명령 횟수·불이행 등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T커머스는 조만간 TV 홈쇼핑만 부담했던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도 납부해야 할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방발기금 분담금 기준 변경을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금 분담금 기준을 영업이익에서 매출액으로 변경하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일정 등으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법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가져간데다 정부의 의지도 큰 만큼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방통법은 TV 홈쇼핑과 T커머스에 각각 영업이익의 13%와 10%를 방발기금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TV 홈쇼핑업계는 영업이익이 난 덕에 이익의 13%를 기금으로 납부했지만, T커머스업계는 초기 투자비용 및 시장 안착 등의 이유로 이익을 내지 못해 기금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방통법 개정으로 기금 납부 기준이 영업이익에서 ‘매출액 6%’로 변경되면 T커머스 사업자도 홈쇼핑과 같은 수준의 기금을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아직 T커머스가 방발기금 납부 등 TV 홈쇼핑만큼 방송 사업자로서 의무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도 라이브 방송만 먼저 풀어주면 오히려 TV홈쇼핑 업계가 역차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은데다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2022년은 되야 T커머스에게도 기금 납부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 영업을 하는 것은 똑같은데 TV 홈쇼핑만 향후 2~3년간 ‘규제 독박’으로 비용만 더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TV 홈쇼핑과 T커머스의 서비스 차이가 사라지면서 홈쇼핑 채널이 급증하는 등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TV 홈쇼핑이 T커머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라이브 방송이었는데, T커머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면 업계 간 경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TV 홈쇼핑과 T커머스의 규제 수준이 동일하지 않은데도 같아질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라이브 방송을 허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동일산업, 동일규제’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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