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공짜로 2.5조 조달…KB국민은행이 문연 문 연 ‘신천지’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KB국민은행이 유럽 시장에서 향후 2조원 넘는 자금을 ‘공짜에 가까운’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국내 민간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발행에 성공한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덕분이다.

최근 국민은행은 1차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통해 5억유로(약 6900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5년 유로화 스와프금리에 4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연 0.052%다. 유로화 스와프금리가 –0.3%대이기에 사실상 제로금리가 가능했다.

담보인정비율은 최소 120%다. 국민은행이 이번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규모가 2조9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신용평가사와 협의한 담보인정비율을 적용할 경우 2조5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 프로그램에 제공한 담보를 통해 이번 1차 발행에 더해 2차, 3차 등의 발행이 가능하다”며 “전체 발행금액이 담보인정비율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커버드본드는 주택저당증권(MBS)과 달리 부내거래(On-Balance)로 회계가 처리된다. 담보로 제공한 주담대가 재무제표상 자산으로 그대로 남는다. 주담대를 통해 이자수익을 그대로 얻으면서 추가적으로 자금도 조달한 셈이다.

국민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유로 통화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민은행은 유럽 내 한국계 기업들과 유로화 장기시설 대출계약이 늘었다. 이에 안정적으로 유로화를 장기 조달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형태로 자금을 확보했다.

이자수익을 유지하며 자금조달비용 부담도 사실상 없는 유로화 커버드본드시장에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 세계 커버드본드의 90% 이상이 유럽에서 발행, 유통되는데 국내 금융기관의 진출이 사실상 없었다”며 “유럽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성향과 함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았는데 이번 국민은행 사례를 통해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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