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12명 중 5명 이재명에 ‘유죄’ 의견…”불리한 것만 숨겨”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힌 후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16일 무죄 취지로 판결했으나 절반에 가까운 대법관이 유죄 취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사의 유·무죄 판단에 대한 대법원의 고민이 깊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지사 사건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심리를 회피해 판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죄 취지의 파기 환송 의견을 낸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등 대법관 5명은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장이 재판장인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은 대법관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재판의 쟁점은 이 지사가 강제입원 절차 개시 지시 등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였다.

이 지사는 지난 2008년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모친 등 다른 가족이 진단을 의뢰한 것이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못 하게 했다”고 답했다.

다른 가족이 형의 진단을 의뢰했고 이 지사가 최종적으로 입원 절차 진행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용한 것은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지사가 형의 강제입원 절차 개시를 지시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그가 “그런 일 없다”며 가족이 형의 진단을 의뢰한 사실만 부각한 것은 ‘허위사실 공표’로 봐야 한다는 게 공소사실의 요지였다.

전원합의체 다수 의견은 불리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반대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봤다.

그러나 소수 의견은 이 지사가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 유리한 사실만을 덧붙였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이 ‘정신병원 입원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고 봤다.

즉흥적인 공방이 이어지는 TV 토론회의 특성상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다수 의견에는 이 지사의 발언은 “미리 준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가 전에도 강제입원 의혹에 대해 같은 해명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지사의 발언에 고의성이 있다는 2심 판단과 같은 취지다.

소수 의견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판단하기 위한 ‘공표’의 범위를 좁게 해석한 다수 의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공표’에 대한 대법원의 기존 해석이 균형을 유지하며 제 기능을 다 하는 상황에서 해석의 범위를 제한하면 선거의 공정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간 균형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 의견은 ‘공표’는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 알리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 지사의 발언을 ‘공표’로 보지 않았다.

소수 의견을 낸 박상옥 대법관은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에 대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해 선거인의 공정하고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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