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중국판 나스닥 ‘과창판’에 돈이 몰린다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科創板·과학혁신판)’에 돈이 몰리고 있다. IPO 문턱을 확 낮춰 유망한 과학기술 기업을 유인하면서다.

지난해 6월에 개장한 과창판은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다. 중국 정부는 과창판에 대해 IPO 등록제를 최근 도입했다. 유망한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고, 홍콩·미국 증시로의 이탈을 막아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포석이다.

일단 이 전략이 먹힌 것으로 보인다. 첫 잭팟의 주인공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다. 중신궈지는 16일 공모가(27.46위안) 대비 201.97% 오른 82.92위안에 장을 마쳤다. 이날 중신궈지는 과창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조달, 중국 증시 사상 10년 만에 최대어라는 기록을 세웠다.

중신궈지는 현재 홍콩에 상장돼 있다. 뉴욕 증시에도 상장한 바 있지만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공세를 받자 조사 등을 우려해 아예 미국 증시를 떠났다.

상하이 INCE 캐피탈의 창업파트너인 간젠핑은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과창판이 창업초기 회사들에게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면서 “돈이 반도체, 선진제조업 등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과창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과창판을 미국 나스닥처럼 육성하기 위해 서류 적격 여부만 검증 받으면 등록 절차에 따라 상장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또 2년간 순익 기록, 누적 순이익 5000만원 이상 등 상장 기업의 조건을 완화했다. 중국 내 다른 증시는 조건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대기하는 기업이 워낙 많아 실제 상장까지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윈드(wind)에 따르면 반도체기업 내쇼날실리콘 인더스트리그룹의 경우 과창판 상장 이후 주가가 10배 가까이 오르는 등 스타 상장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과창판이 흥행하면서 중국 감독 당국이 규제 완화를 다른 증시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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