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줄줄이 꺾은 은행지주 실적…비결은

[헤럴드경제=홍석희·박준규 기자] 코로나19에도 금융지주사들의 이익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은 하락했지만 대출 총액이 늘며 이자이익은 견조했다. ‘동학개미’ 운동으로 인한 증시 활황은 증권 등 비은행 부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3대 금융지주사의 실적은 시장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신한지주, 펀드 사태 대비하고도 1위 유지=24일 신한금융지주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87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시장의 실적 전망치(8500억원)보다는 당기순이익이 높게 나왔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코로나 관련 충당금을 1850억원, 사모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충당금·비용을 2000억원가량이나 쌓고도 나온 호실적이다. 순익 규모로는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신한지주 측은 “특이 요인 제외 시 분기 경상이익이 최대 규모로 실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KB금융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선 일단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엔 이긴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113억원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자산부채관리(ALM)로 마진 하락폭을 상쇄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대상 금융 지원을 확대하면서 대출 총액 증가로 인한 수익 확보가 유효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신한카드와 신한생명 등 비이자 이익 확대 덕분에 지주사의 견조한 수익 지속세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20200604000262_0▶하나금융, 비은행 호실적에 인건비 감소 효과까지=하나금융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 선전에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의 성과급 지급과 희망퇴직비용 지출 덕분에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나금융은 올 2분기에 순이익 6876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의 6570억원은 물론 지난해 2분기 6580억원을 넘어선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1조34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044억원보다 4.7%나 많다. 규모로는 2012년 이후 최대다.

비은행 순이익이 4079억원으로, 1069억원 늘었다. 글로벌 부문이 1695억원으로, 667억원 증가했다. 1분기 467억원에 그쳤던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이 2분기 1258억원으로 급증한 덕도 컸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생명·하나자산신탁도 각각 841억원, 233억원, 39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판매관리비 효과도 상당하다. 1분기에 전년 대비 1270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도 640억원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희망퇴직과 함께 하나은행과 기존 외환은행 직원과의 인사제도 통합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이뤄졌다.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9.7%(1903억원) 감소한 1조7763억원이었다. 인건비가 934억원, 퇴직급여가 1168억원 줄었다.

덕분에 2분기에 충당금을 1480억원이나 늘리고도 이익 성장이 가능했다. 코로나19 관련 여신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자산건전성 지표도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연체율은 0.31%로, 전분기 말과 동일하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분기 말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0.45%로 집계했다.

▶KB금융, 사고 없던 증권 덕 톡톡히=KB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순이익 981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 전망치(8822억원)를 1000억원가량이나 상회하는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 순이익은 2523억원(34.6%) 증가했다. KB금융은 금융 당국이 요청한 ‘충당금’을 2060억원이나 쌓고서도 이 같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상반기 기준 실적은 순이익 1조7113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1255억원(6.8%) 수익이 감소한 것인데, 이는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라고 KB금융 측은 설명했다.

대신에 계열사들의 호실적이 KB지주의 실적을 방어해냈다. KB증권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1502억원, KB손해보험이 668억원, KB국민카드가 1638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금리는 떨어졌어도 계열사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지주 실적으로 계산되면서 실적 선방에 기여했다는 관측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