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수탁보수 오르나…은행들 “일 더 많아져”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사모펀드 수탁회사인 시중은행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사모펀드 수탁회사에 공모펀드와 같이 관리·감독 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다.

그간 사모 수탁은행들은 사실상 ‘제로 마진’으로 단순 행정처리 업무를 맡아왔다. 향후 제도 개선으로 인해 업무 범위는 확대되고 업무 난이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 사모 수탁보수의 현실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모펀드의 수탁규모는 공시 의무가 아니기 정확한 수치를 확인할 수 없다. 금융권에서는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의 순자산총액(AUM)으로 은행권의 사모펀드 수탁고를 추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운용자산을 수탁회사에 맡겨야 한다. 수탁사는 대부분 시중은행이다.

22일 기준으로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총액은 426조6616억원이다. 펀드 수로는 1만198개가 운용 중이다. 사모펀드 보수는 운용사와 판매사 비중이 80%를 넘는 구조다. 수탁보수는 평균 1bp(0.01%)~2bp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 수탁업무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탁업무는 관례적으로 자산은 맡아주는 수준이라는 인식이 굳혀지며 (수탁보수가)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수탁은행 역할이 늘어나면 그에 합당한 보수 수준도 새롭게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사모펀드 수탁기관의 관리·감시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산 운용상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시 기능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수탁은행들이 추가로 맡게 될 구체적인 업무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금감원에서 진행 중인 사모펀드 전수조사 등의 내용을 참고해 구체적인 제도개선 내용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B은행 수탁업무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하고 있는 사모펀드 관련 조사들을 포함해서 컴플라이언스 강화, PBS증권사와 역할 분담 등 구체적인 제도개선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각 은행들이 관련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사모펀드 수탁보수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사모펀드 수탁보수는 기계적으로 단순 행정처리 업무를 수행하는데 들어가는 인력운영비 수준”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두배 이상으로 (수탁보수)를 높여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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