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우리는 3년간 개혁의 길 달려와…속도 높여야”

취임일인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김창룡(앞줄 왼쪽 두 번째) 신임 경찰청장[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 3년간 우리는 힘들지만 가야 할 개혁의 길을 꾸준히 달려 왔다.”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이 24일 취임하며 강조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때부터 시작한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취임 일성인 ‘경찰 개혁’ 중 앞 단어 ‘경찰’보다 정권을 아우른 뒷 단어인 ‘개혁’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개혁’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취임사를 마친 후 제22대 경찰 수장에 올랐다.

‘개혁은 시대정신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는 부제의 취임사에서 김 청장은 “경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지난 세월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국민의 여망에 귀 기울이며 묵묵히 뜻을 모았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개혁의 열매를 맺을 때까지 하나 된 마음으로 일치단결해 속도를 높이고 깊이를 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김 청장이 내정자로 지명될 당시, 경찰 조직 내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장하연 경찰청 차장(경찰대 5기)과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대 3기)과 함께 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김 청장(경찰대 4기)은 이 중 지명 가능성이 가장 낮은 인물로 조직 내에서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청장의 과거 이력이 알려지면서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김 청장은 함께 경찰청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세 명 중 문 대통령과 가장 연(緣)이 깊은 인물이다. 경남 합천이 고향인 김 청장은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재직할 때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정국이 혼란에 빠졌을 때 문 대통령과 동거동락하며 상황에 대처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당선 후 첫 방미차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도, 주한미국대사관에 파견됐던 김 청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경찰 수장인 민갑룡 전 경찰청장에게 내려진 특명은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였다. 김 청장에게 내려진 특명은 자치경찰제 도입 등의 경찰 개혁이다.

직전 경찰 수장이었던 민 전 청장은 지난 23일 이임식에서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 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기도 했다.

김 청장에게는 655일이 남아 있다. 이는 문 대통령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며 개혁 완수라는 청와대의 ‘특명’을 이행할 시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과연 그는 경찰 개혁과 함께 14만2108명이라는 거대한 경찰 조직의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있을까.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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