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대정부질의’ 파행에 “할만 했다” vs “부끄럽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의 때 미래통합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의원은 24일 본인의 발언으로 전날 국회 본회의가 파행을 빚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 의원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경제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저의 발언으로 국회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아름답지 않은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린 점이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의 주장은 반쪽짜리 사과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 의원은 “미래통합당은 국회에 복귀한 이후 줄곧 대한민국이 일당 독재의 전체주의 국가가 되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며 “이 무례한 억측을 지나갈 수 없어 부당한 주장을 바로잡고자 했다.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이 민주정부에 대해 독재를 운운하는 것이 허용되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 역시 허용돼야 한다”고 전날 했던 주장을 반복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은)하고 싶은 말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라며 “통합당에서 계속해 민주당을 압박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서야 했다. 다만 사과하는 글에서 전날 했던 이야기를 반복한 것은 일각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행동이 ‘부끄럽다’·‘대정부 질의라는 장소와 맞지 않았다’며 비판이 제기됐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입법부가 행정부가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간에 (이 의원 발언은)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지도부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라며 “본인 SNS에 올려야 할 내용을 대정부질의 때 말한 것은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기영 과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 전체의 각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본인의 SNS에 “이틀째 이어진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모습도 있었다”며 “질의 또는 답변 도중 웅성거리거나 손가락질하며 소리 질러대는 모습이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노점상처럼 아무때나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며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고 경청과 존중의 자세를 국민에게 약속한다면 정치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 도중 통합당을 비난해 김상희 국회부의장으로부터 만류 경고를 받았다. 통합당 의원들은 고함을 지르고 양팔로 엑스 표시를 그리며 항의했고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치며 이 의원을 격려했다. 결국 대다수의 통합당 의원들은 이 의원 차례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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