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영사관 폐쇄 맞불…’신냉전’ 향해 한 걸음 더

미·중 영사관 폐쇄 맞불…'신냉전' 향해 한 걸음 더(종합)
ⓒ News1 DB

미국 정부가 텍사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24일 서남부 청두에 위치한 미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하면서 가뜩이나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 미중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 미중, 신냉전 향해 한 걸음 더 = 미중 간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식의 영사관 폐쇄 명령은 양국 관계가 무역갈등,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공방, 홍콩보안법 통과 등으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미중 양국은 비자 제한, 외교관 대상의 새로운 여행 규정 마련, 해외 특파원 추방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상호 간 영사관 폐쇄 명령은 세계 양대 강국(G2)이 ‘신냉전’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이날 중국 외교부 발표는 무역에서 기술 문제까지 중국에 대한 미 정부 고위 관리의 성토가 나온 지 몇시간 뒤에 나온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연설에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은) 간첩 행위와 지식재산권 절취의 거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연이은 강공책은 중국 내 반미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일부 강경파들은 중국 정부에 팃포탯 이상의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심지어 홍콩의 미국 영사관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변매체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23일 소셜미디어(SNS)에서 “미국은 홍콩 총영사관에 10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겠는가? 분명히 첩보기관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 편집장은 “홍콩 주재 미 총영사관 인원을 100명이나 200명으로 감축하는 것은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옵션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 중국 상호주의 입각한 대응 = 그렇지만, 막후에서 중국 고위 관리들은 어떤 행동도 재선 도전에서 수세에 몰려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놀아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번 결정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중국은 앞서 보복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또 “동시에, 중국 정부는 상황이 더 심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조치가 외교의 기본 원리인 상호주의 입각한 절제된 대응이란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경제를 더욱 큰 위험에 빠뜨리는 걸 원치 않는다. 또 미 주도로 반중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고립을 추가로 초래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한 합법적이고 필요한 조치이며, 외교적 관행뿐 아니라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준수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또 휴스턴과 청두 영사관 폐쇄의 즉각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양국 간 이동은 이미 크게 제한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중 영사관 폐쇄 맞불…'신냉전' 향해 한 걸음 더(종합)

◇ 왜 5개 영사관 중에서 청두 택했나 = 청두는 쓰촨성의 성도로 중국 서남부의 주요 도시다. 이곳의 미국 영사관은 1985년 문을 열었다. 또 청두 미국 영사관에는 200여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중 4분의 3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베이징에 대사관을, 선양과 상하이, 청두, 광저우, 우한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이중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청두 영사관 폐쇄는 “신장과 티베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적 전초기지를 미국에게서 빼앗는 것”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중국 인권 논란의 아킬레스건에 해당한다는 신장과 티베트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을 거세게 압박해왔다. 이달 초에는 이들 지역의 인권 문제와 관련된 중국 관리들에게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또 중국이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사막과 스텝지대를 뛰어넘는 팽창 전략을 추진하면서 청두가 전초지역으로 부상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NYT는 주목했다. 이 같은 팽창 전략을 담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적극 견제해왔다.

미국학 전문가인 우신보(吳心伯) 푸단대 교수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청두 영사관이 미국이 티베트에 대한 정보와 함께 인접 지역의 전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역과 경제활동 측면에서 봤을 때 청두 영사관은 상하이나 광저우, 홍콩 주재 미 영사관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우 교수는 덧붙였다

아울러 청두는 거대 대도시이자 제조 중심지인 충칭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공관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충칭은 주기적으로 중국의 대형 정치 스캔들의 무대가 됐다. 지난 2012년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이 보시라이 전 충칭당 총서기와 실랑이를 벌이다 청두 영사관으로 도주해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기도 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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