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제보로 풀린 박원순 아이폰,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들어간 서울지방경찰청.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푼 경찰이 내용 분석에 착수했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과 수사 상황 유출 정황까지 들여다 보려면 밟아야 할 절차들이 남아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분석팀은 박 전 시장의 유족 측 변호사와 서울시 관계자·변호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지난 23일 풀었다.

포렌식 돌입 당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인 아이폰의 암호를 해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보하면서 포렌식이 의뢰된 지 5일 만에 비밀번호를 풀었다.

현재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의 원본 데이터를 통째로 복제하는 ‘이미징’ 단계를 마쳤다. 이미징 작업 이후 경찰은 포렌식 분석 작업에는 2~3일 소요된다. 분석 후 유족 측 변호사와 협의해 어떤 포렌식 자료를 수사에 활용할지 정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풀었다고 해서 아이폰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아니고 포렌식으로 분석한 자료만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포렌식 분석 자료 중에서도 어떤 파일을 수사팀이 볼 수 있는지는 서울시·유족 측 변호인의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포렌식 자료의 수사는 박 전 시장의 변사 사건으로 한정된다. 경찰은 박 전 시장 변사 직전 시간에 한정해 통화 내역을 볼 예정이다. 다만 경찰은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 기록, 메모장 내용 등은 따로 시점을 구분하지 않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중심으로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이 서울시의 박 전 시장 성추행 방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지난 22일 기각되면서 포렌식 결과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정황증거가 나와도 들여다보지 못한다.

경찰 관계자는 “22일 기각된 영장에는 성추행 사건 등과 관련한 휴대전화 수사도 포함됐다”며 “향후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영장을 다시 신청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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