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대책 소급돼 취득세 8300만원 증가…세금 아닌 벌금” [부동산 촛불집회]

2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규탄 촛불집회에 10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이민경 기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정부가 6·17, 7·10 부동산대책으로 다주택자와 법인 임대사업자 등에게 각종 증세폭탄을 예고하자 이에 뿔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집회를 했다. 잔금 대출이 막히거나 취득세 12% 소급 인상을 받아들거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늘어난 지방의 법인 임대사업자 등이 연단에 올라 비판을 쏟아냈다.

‘6·17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과 ‘임대차3법 반대 추진위원회’ 등의 인터넷카페를 주축으로 시민 1000여명이 지난 2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종각역 인근 예금보험공사 앞에 모여 촛불집회를 했다. 애초 집회 뒤 명동성당까지 1㎞가량 행진을 예고했으나 오후 9시께 현장에서 집회를 종료하고 해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사유재산 보장하라” “징벌 세금 못 내겠다” “임대차3법 철회하라” “중도금 대출 소급적용 웬말이냐, 원래대로 대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참여자들에게 LED 촛불을 나눠줬고, 문재인 대통령이 있어야 할 자리라며 사무용 의자 하나를 세워두고 신발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민경 기자]

연단에 오른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모임’ 카페 대표는 “저는 지방도시에서 다세대 건물주”라며 “아이 건강 문제로 대학병원 근처로 이사하려고 아파트분양권을 하나 더 구매했는데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사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잔금 대출 조달에 큰 어려움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기존 집을 6개월 안에 처분하겠다고 서약서를 써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선 집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어 처분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게 됐다”며 “그런데 6개월 처분 서약서까지 써야 한다니 겁박 수준”이라고 성토했다.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의 한 회원도 앞으로 나서 “2018년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다주택자분들은 임대사업을 하시라고, 등록하면 좋겠다고 했다”며 “그때 저희는 애국자였다. 나라에서 내라는 취득세·재산세·종부세 다 냈는데 인제 와서 왜 저희가 투기꾼이고, 눈곱만 한 혜택까지 말소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녀교육을 위해 이사하려고 했는데 저는 다주택자고 임대사업을 하고 있어 취득세를 12%를 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도 “6월 초에 주택 매매계약을 하고 매도자 상황을 고려해서 12월 중에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그런데 계약을 치른 지 한 달도 안 돼 3주택자는 무려 12% 취득세를 매긴다는 대책이 나왔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취득세가 23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87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태인데, 매도인에게 말했더니 ‘계약금을 포기하고 파기하든지’라는 식으로 나온다. 저는 기존 세법에 따라 계약을 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지방에서 법인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한 참가자도 “저는 바보여서 지방에 소형 아파트를 많이 샀고, 도배·페인트·타일 등을 배워서 수리를 직접 해왔다”며 “그런데 6000만원에 산 아파트는 이제는 4000만원에 내놔도 거래가 안 된다. 4000만원에 매입한 15평 아파트는 주변에 다른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면서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만원을 받는 처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 와중에 종부세 6%라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며 “관심조차 없는 지방 소형 아파트를 누가 사겠나, 차라리 국가에서 매수해 지방 서민에게 임대해달라”고 제안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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