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일각 “개헌 논의하자”…통합당도 ‘행정수도 이전’ 혼란 거듭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출신 5선인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과 논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미래통합당이 여당발(發)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론을 놓고 ‘교통정리’를 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함구령’을 내린 당 지도부와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당 충청권 인사들 간 입장 차이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은 헌법 개정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며 “여당의 국면전환용 ‘꼼수’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어차피 마주하게 될 수도이전 논의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상책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정 의원은 세종의 이웃도시인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이 전날 여권에서 개헌론이 언급되는 것을 놓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내부를 향해 개헌 함구령을 내렸던 게 불과 3개월 전”이라며 “개헌을 재롱잔치하듯 가볍게 얘기한다”고 질타했지만, 통합당 안에서 동조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정 의원이 거듭 행정수도 이전 현안에 뛰어드는 것 자체도 당 지도부의 당부와 배치되는 행동이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당분간은 의견 표명을 자제해야 민주당의 의도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내 원외 세력도 개헌론을 띄우고 있다. 통합당 대전시당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모든 논의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해소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진정성을 바탕으로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은 대한민국 백년지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창일·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무성·여상규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 등이 지난 2월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15총선에 동시국민투표를 통해 국민개헌발안권을 회복시키자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헌법개정발안권은 국회의원과 국민이 갖고 있었으나 1972년 유신헌법때 국회와 대통령에게 넘어가 이제는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현재 여당 일각에선 권력구조 개편을 더한 ‘패키지 개헌론’도 언급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에 따라 개헌 대상으로 다뤄야 할 범위가 넓어지면 더 큰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통합당 내 몇몇 중진 의원들은 지난 20대 국회 때 여권 주도의 ‘국민개헌발안’ 개정안에 서명할 만큼 개헌 자체에 대해선 열린 입장이어서다. 이들은 내각제(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들이 생각하는 안이 지금의 행정수도 이전 이상의 비중으로 함께 다뤄질 수 있다면, 통합당은 개헌 자체에 대한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내홍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통합당의 비충청권 의원들은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개헌론에 대해 당장은 말을 아끼고 있다. TK의 한 의원은 “여론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지난 2002년 대선 때 상대편이 들고 나온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반대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지금은 신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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