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채권단 “현산개발, 진정성 의심된다”

[사진=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 발표하는 모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재실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인수포기 수순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청에 대해 “인수를 거절할 명분을 찾기 위한 재실사 아닌가 싶다”며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재실사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24일 금호산업 측에 보냈다”며 차입금 및 당기순손실 급증, 계열사 부당 지원, 라임사모펀드 투자 손실 등의 문제를 재실사 대상으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채권단은 현산의 ‘재실사’ 카드가 계약해제를 위해 미끼를 던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재실사를 거부할 경우 계약해제의 귀책사유가 금호 쪽에 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설령 재실사를 수용하더라도 구체적인 재실사 방법과 범위를 문제삼으며 계약해제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추후 계약이 최종 무산될 경우 현산이 미리 납부한 계약금 2500억원을 둘러싼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의심이다.

현산과 채권단은 협상 과정에 대한 주요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소송에 앞선 전초전 양상이다.

현산 측은 “4월초에 재실사를 최초 제안한 이후 (금호산업이) 100여일 동안 응하지 않고 있어 엄정 촉구한다”며 “그러면서도 오히려 현산이 조건 재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권단 관계자는 “기존에 보내온 공문 상으로는 인수상황과 조건을 재검토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재실사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인수 선행조건 충족 여부도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산은 “인수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진실되고 정확해야 하고, 계약상 확약과 의무를 모두 이행해야만 선행조건이 충족되는 것”이라며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지난 2일 러시아의 기업결합승인을 끝으로 선행조건이 모두 완료됐으며, 현산은 그에 따른 계약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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