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 흔들리는 ‘검언유착’ 수사…한동훈 신병 확보 놓고 수사팀 고심

한동훈 검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사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수사팀은 당초 한 검사장의 신병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기자가 검사와 유착했다’는 전제가 흔들리면서 일정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한 검사장에 대한 두 번째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 검사장은 지난 21일 약 9시간 조사를 받았는데 조서 열람은 하지 않고 귀가해 재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 수사팀은 이모 전 채널A 기자도 주말 사이 조사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를 구속한 후 강요미수 공범으로 지목된 한 검사장에 대해서도 신병 확보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 24일 수사심의위에서 15명의 위원 중 10명이 수사중단, 11명이 불기소를 각각 의결하면서 섣불리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어려워졌다. 심의위에서 수사팀은 이미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결정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 청구를 위해서는 추가 증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개된 녹취록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를 입증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결론이 전해진 후 한 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 등을 거론하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현직 부장검사는 “다른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포렌식 협조가 안 될 때 그 부분을 넘기고 다른 증거들로 기소하면서 엄한 처벌을 구하는 게 수사”라며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의심이 간다고 포렌식만 붙잡고 있다가 나중에 결국 포렌식을 해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그때 가선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수사팀이 만일 한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이번 사건 분수령이 된다. 기각될 경우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 사건 자체가 취재기자의 일탈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법원이 한 검사장까지 구속할 경우 수사심의위 결정으로 타격을 입은 수사의 정당성은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다. 영장 청구시 같은 피의자에 대한 재청구가 아니어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4명 모두 사건을 맡는 게 가능하다. 이 전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 역시 한 검사장 영장심사를 맡을 수 있다. 다만 한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기소는 정해진 수순이란 분석이 많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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