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종목협회 징계’ 지도자 10명 중 4명, 학생 선수 가르친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철인3종선수 사망사건 진상조사·책임자 처벌,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최근 10년간 징계를 받은 체육 지도자 세 명 중 한 명이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인3종경기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에서는 폭력성폭력으로 징계 처분 받은 지도자를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정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최근 10년간 회원종목단체 징계 후 재취업자’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한체육회 회원 종목 단체 징계를 받은 후에 재취업한 지도자는 12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48명(38.7%)은 초·중·고·대학교와 유소년 선수단에서 감독·코치로 근무 중이다.

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학생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 중 41.6%(20명)가 고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이들의 근무지는 중학교(27.0%), 유소년 선수단 22.9%(11명), 초등학교대학교가 각각 4.1%(2명) 순으로 집계됐다.

학교로 돌아간 지도자 네 명 중 한명은 폭력·성폭력을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징계 처분 사유가 선수 폭행·폭행 민원 등인 경우가 25%(12건)이다. 선수 폭행·성추행·성희롱을 이유로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지도자도 현재 서울 소재 한 중학교에서 코치로 재직 중인 것으로 해당 자료에는 적시돼 있다.

현행 규정상 폭력 등을 저지른 지도자가 징계 기간이 만료된 후 체육계에 돌아오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원래 자격정지 1년 이상 징계를 받으면 국민체육진흥법상 자격증을 회수하도록 돼있는데 현실에서 잘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체육계 폭력·괴롭힘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폭력을 이유로 징계 받은 지도자를 체육계에서 퇴출시키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한 중고교 종목협회 관계자는 “학교 내 체육 지도자 채용에 대한 책임은 채용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교육청에서 채용해 지역 내 학교를 도는 ‘순회 코치’는 교육청이, 학교에서 개별 채용하는 코치는 학교에서 채용 시 징계 여부를 검토한다”며 “최근에는 어떤 사유로든 징계받은 이력이 있으면 채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9일 이른바 스포츠 폭력 추방을 위한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의 특별 조치방안을 발표했다. 폭력·성폭력 신고 시 가해자를 즉각 격리 조치·직무 정지하고 가해 사실이 판명되면 엄정한 중징계·영구 제명을 적용하는 등 징계 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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