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경기, 3분기도 반등 어렵다…대내외 여건, 환란때보다 악화 [벼랑끝 韓경제]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지난 2분기 우리경제 성장률(전분기대비 -3.3%)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가운데 3분기에도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전 외환위기 때에는 동아시아 경제가 초토화되는 가운데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버텼지만, 지금은 글로벌 동반침체로 대외여건이 당시보다 훨씬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2분기에 선방했던 가계소비 등 내수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의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고용사정 악화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제한돼 내수의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27일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등에 따르면 1990년대말 외환위기 때에는 우리나라(1998년 기준 -5.1%)와 아세안(-8.0%)의 성장률이 큰폭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미국과 EU 등 다른 주요국들은 흔들리지 않아 동아시아 경제가 성장 경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

동아시아 외환위기 전후 미국의 성장률은 1997년 4.4%에서 1998년 4.5%, 1999년 4.8%로 오히려 높아졌고, EU도 1997년 2.6%에서 1998년 3.0%, 1999년 2.9%로 성장률이 높아졌다. 중국도 1997년 9.2%에서 1998년엔 7.8%로 낮아지긴 했지만, 고속성장 추세가 꺽이진 않았다.

이처럼 외환위기 때에는 우리나라의 핵심 교역국들이 건재한 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우리경제도 1999년에 11.5%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해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OECD는 현재의 방역조치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을 경우 2분기를 저점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히 반등하겠지만 올해 연간 성장률은 -6.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기준으로 미국은 -7.3%, 유로존은 -9.1%, 일본은 -6.0% 등 대공황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중국도 -2.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교역국의 동반침체로 우리경제의 핵심동력인 수출 위기가 당분간 지속되며 경기반등을 어렵게할 가능성이 높다. 올 2분기에도 수출이 16.6% 급감해 성장률을 4.1%포인트 끌어내렸다. 여기에다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미중 G2의 패권경쟁이 글로벌 교역 및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재난지원금 효과 감퇴와 실업대란에 따른 소비여력 위축 등이 경기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많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으로 1분기에 억눌렸던 소비가 일시 분출하고 10조원이 넘는 재난지원금 등으로 소비가 선방했지만, 3분기 이후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20여년만의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고용사정이 악화돼 소비 여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리경제가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더라도 미약한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던지고 있는 터널의 끝은 아직 먼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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