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한 매장 多브랜드 전략…“뭉쳐야 산다”

패션업계가 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 모은 ‘복합매장 전략’으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깊어지는 불황과 급변하는 소비 환경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 통·폐합으로 절감한 비용을 온라인 사업으로 돌리는, 이른바 채널 리밸런싱(Rebalancing)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LF는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브랜드 매장을 철수하고 복합매장만 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브랜드마다 일일이 매장을 운영하는 고비용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복합매장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겠다는 생존전략이다. 고객과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소수 매장에 주력해 임차료·인건비·위탁판매 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매장 형태로는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인 ‘LF몰 스토어’가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께 선보인 LF몰 스토어는 헤지스·닥스·질스튜어트·마에스트로·TNGT·라푸마 등 자사 브랜드의 주력 상품들이 모두 모아놓은, 일종의 ‘복합매장’이다. 1호점인 GS강남타워점을 비롯해 전국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50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브랜드별 매장을 LF몰 스토어로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복합매장 전환은 고려해볼 만한 제안이다. 백화점 업계는 최근 수익이 안 나오는 토종 브랜드를 빼고 ‘돈이 되는’ 수입 브랜드 위주로 공간을 재배치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를 전면 철수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공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인 만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LF 관계자는 “백화점과 효율이 나지 않는 매장을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인 ‘LF몰 스토어’(윗쪽), 한섬의 콘셉트 스토어 ‘더한섬하우스’ [LF·한섬 제공]

앞서 LF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체질을 개선해왔다. 2015년부터 백화점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온라인몰에 주요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방향으로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했다. 한때 1200여개에 이르던 매장 수(백화점 기준)는 현재 800여개까지 줄었다. 5년 동안 매장을 3분의 1 가량 줄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60여개 매장을 철수해 수익성을 제고했다.

한섬도 지난해 처음으로 복합매장인 ‘더한섬하우스’를 광주광역시 수완지구에 오픈했다. 타임·시스템·마인·타임옴므·시스템옴므 등 22개 자사 브랜드의 상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콘셉트 스토어다. 가두 매장인 광주점과 제주점에 이어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롯데백화점 중동점에도 입점시키는 등 총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충청권에 매장을 출점해 연말까지 5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광주점과 제주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목표 매출의 100%를 달성하는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며 “더한섬하우스를 통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여러 브랜드를 선보여 신규 고객의 유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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