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장비 활용 내후성 시험기술, 국제표준으로 제정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자동차나 건축물 외장재 등 실외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내후성(각종 기후에 견디는 성질)을 국산 장비를 활용해 시험하는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방법에 대한 표준안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발간됐다고 27일 밝혔다.

정확한 표준명은 '옥외 자연 기후와 인공광에 노출시킨 플라스틱 소재의 내후성 시험방법'이다. 이번에 제정된 시험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광(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으로 실시함으로써 시험 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하는 기술이다.

일례로 약 8개월간 시험을 하면 2년간의 사용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종전에도 시험 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청명한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돼야 하는 조건 때문에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제정한 시험방법은 야간에도 인공 태양광으로 사용 환경을 재현해 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기후 지역에서나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국표원은 설명했다.

해당 표준은 국표원의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김창환 책임연구원), 캠틱종합기술원(김성진 팀장), 한남대(최선웅 교수) 등 산·학·연이 협업해 개발했다.

지난 2013년 KCL이 국제표준안으로 최초 제안했으며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특히 KCL이 개발한 국산 시험장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 우리 시험장비를 구매하는 등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 장비를 사용한 시험방법을 국제표준으로 만들어 장비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국산 시험장비를 적용한 국제표준이 제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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