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항귀순’-‘태안밀입국’-‘헤엄 월북’ 3차례 대형 軍경계실패…인적쇄신으로 이어지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6월 20일 삼척항 북한 어선 무단진입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이른바 탈북민의 ‘헤엄 월북’에 대해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을 확인하면서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드러나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군 관계자는 27일 “현재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대해 합동참모본부 전비검열실에서 확인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에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에서 공개한 ‘월북’ 날짜는 이달 19일로, 군은 북측 매체가 보도할 때까지 1주일 간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셈이어서 군의 허술한 경계태세를 둘러싼 논란이 향후 불가피하다.

군 당국은 지난해 6월 터진 동해 삼척항 ‘대기귀순’ 사건을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직접 경계 실패에 대한 대국민사과까지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올해 4월 ‘태안 밀입국’ 사건에 이어 이달 ‘헤엄 월북’까지 대형 경계실패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6월 사건 당시만 해도 장관의 대국민사과 메시지가 나오자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며 동정론이 일기도 했으나, 태안 밀입국과 헤엄 월북 등 대형 경계실패 사례가 연속 발생함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합참의 전비검열 조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합참 전비검열실은 군 부대의 훈련 및 작전 과정에서 전투준비태세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필요한 기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우리 군 대응에 심각한 오류가 파악될 경우, 군 인적 쇄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향후 2~3개월 내 합참의장 등 군 고위 장성급 인사가 예정돼 있어 이번 사건이 향후 군 장성 인사에 파장을 일으킬 거란 전망마저 나온다.

한편, 최근 연속해서 경계실패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인적 쇄신보다는 군 경계 방식에 대한 일부 개념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군 내부에서는 ‘경계영역이 너무 방대해 완벽한 경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군 소식통은 “삼척항 귀순, 태안 밀입국, 헤엄 월북 등을 막으려면 우리 군 경계병을 촘촘하게 세워 경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해안 경계면적이 너무 넓다보니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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