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과’의 싱그러움 가득…미술로 만나는 ‘여름’

윤병락, 녹색 위의 붉은 사과, 나무 위 한지에 유채, 102.5×105.5cm, 2010
김종학, 폭포,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10호), 2002
설종보, 산수유 길, 캔버스에 아크릴, 45.5x53cm(10호), 2018
하태임, Un Passage-통로, 캔버스에 아크릴, 130.3×162.2cm(100호), 2010
황염수, 오미자, 패널 위 캔버스에 유채, 12.8×17.3cm, 1958

풋사과의 싱그러움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윤병락의 초록사과, 하태임의 컬러밴드, 김종학의 폭포까지, 원색의 여름을 만날 수 있는 미술 경매가 이달 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국내 3대 미술품 경매회사 헤럴드아트데이(대표 김아미)가 25일부터 29일까지 7월 온라인 정기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서는 한국 블루칩 작가들의 원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매시장에서 자주 만나기 힘든 ‘사과작가’ 윤병락의 60호 크기 풋사과 유화와 함께, 탐스러운 복숭아를 그린 2006년작 유화까지 2점의 원화가 출품된다.

최근 가나아트에서 인기리에 개인전을 마친 색면 추상화가 하태임의 100호 크기 대작인 ‘Un Passage’(2010)도 이번 경매에서 새 주인을 기다린다. 하태임은 빨강, 파랑, 노랑, 핑크 등 원색의 ‘색띠’들을 화면에 중첩시키는 작업으로 다채로운 추상 풍경을 만드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최근 초등학생들에게 더 인기다. 코로나19로 ‘집콕’이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색종이를 오려 만든 색띠를 도화지에 붙이거나, 작가의 작업처럼 캔버스에 아크릴로 색띠를 그리는 ‘미술놀이’가 SNS를 타고 인기몰이 중이다.

‘설악의 화가’ 김종학의 폭포가 있는 하경(夏景)도 여름 향기를 더한다. 10호 크기의 폭포 작품을 비롯해 소장가치가 높은 소품 원화 3점과 판화 1점이 경매에 출품된다. 또한 ‘장미 화가’ 황염수의 장미 작품과 함께 오미자 작품도 소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보기 드문 1979년 ‘묘법’ 소품도 이번 경매의 주요 출품작이다.

이번 경매에는 고(故) 박장년(1938-2009) 화백의 작품 4점이 한꺼번에 출품돼 눈길을 끈다. 박장년은 1950년대 앵포르멜 회화부터 1970~1980년대 단색화와 극사실주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경향들을 관통하며 회화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 작가다.

생마포 위에 마포의 주름을 그리는 동어반복적 작업은 마치 마포로 이뤄진 커튼이 실제 허공에 드리워진 것처럼 사실적인 이미지를 추구하지만 추상적인 감상 역시 함께 전하며 실재와 환영의 간극을 보여준다. 경매에서는 보기 드문 거장 박장년의 원화 3점과 판화 1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후기 단색화’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김태호 화백의 1980~1990년대 구작 판화들과 더불어 한국 거장들의 판화 소품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지난 6월 아트데이옥션의 메이저 경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한국의 1980년대생 젊은 작가 김희수의 드로잉 2점도 이번 온라인 경매에 출품돼 또다시 뜨거운 경합이 예상된다. 김희수의 드로잉 소품들과 유화는 지난 경매에서 시작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바 있다.

김희수와 함께 현재 아트페어 등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젊은 작가 슈무(Shu Mu)의 작품 1점도 아트데이옥션을 통해 처음 경매 나들이에 나선다. 목판에 섬세한 필치로 새기는 슈무의 작품 속에는 알락꼬리여우원숭이, 턱끈펭귄, 코알라, 올빼미, 부엉이 등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멸종된 동물들이 상상의 공간 속에 편안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부산 출신의 스테디셀러 작가인 설종보의 작품 10점도 모두 좋은 가격으로 경매에 부쳐진다. 벚꽃길, 산수유꽃길이 계절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설종보의 작품들은 소규모 개인전 규모로 이번 경매의 한 섹션을 차지할 예정이다.

경매를 위한 프리뷰 전시는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헤럴드스퀘어(서울 용산구 후암로4길10 LL, L2)에서 열린다. 아트데이옥션의 7월 온라인 경매는 29일 오후 4시부터 1점씩 1분 간격으로 마감된다. 아트데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응찰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경매 응찰 현황을 볼 수 있다.

장소연 헤럴드아트데이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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