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된 법사위…與野 갈등에 요원한 민생 법안 논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여야 뿐 아니라 장관까지 가세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생 법안들도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전날 여야 법사위 의원 17명이 모두 참여한 첫 전체회의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소설을 쓰시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같은 발언 후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고 갈등을 빚어 회의가 파행하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추 장관은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추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관련 의혹을 묻자 혼잣말로 이같이 언급했다.

윤 의원이 이를 듣고 “국회의원들이 소설가냐”고 항의하자 추 장관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하라”며 맞섰다.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잠시 회의를 멈췄다 재개했지만, 관련 논란이 잦아들지 않아 회의가 마무리됐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윤호중 법사위원장 뒤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해있다. [연합]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21대 국회부터는 구태정치를 그만 보고 싶다”며 “통합당의 의혹 관련 질의는 금도를 넘어선 질문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의 질의는 논리도 상식도 없는 소설 같은 질문”이라며 “법무부 장관과 차관을 모욕하면서 국회 스스로의 권위와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법사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욕적 발언에 대해 추 장관은 자신을 돌아보고 국회와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이 국회만 들어오면 막장이 된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행정부가 국회를 얼마나 얕잡아보고 있는가”라고 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법무부 장관인가, 무법 장관인가. 지금까지 이런 장관은 없었다”고 일갈했다.

법사위가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이도 있었다. 한 민주당 법사위 소속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법사위 내 여야 간 갈등은 예상된 결과”라며 “상임위 구성때부터 쌓여온 불만이 터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일하는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에서도 20대 국회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대로면 민주당이 지적해온 검찰개혁·공수처법·민생법안들 처리는 멀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사위 파행이 길어질수록 부동산 정책 입법, 검찰개혁 후속법안 등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민주당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법사위가 파행되면서 이날 예정되어 있던 법사위 법안소위원회 역시 열리지 않게 됐다. 국회 법사위 관계자는 이날 “전날 법안소위 구성에 도달하지 못해 법안소위가 언제 열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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