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에 “라임 배상안 수용, 한달내 결정하라”… 키코와 다른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라임 펀드 전액 배상안’ 수락 여부 결정 기한을 연기해달라는 판매사들의 요청에 한 달만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 4개 판매사가 ‘라임자산운용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안 수락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한 차례에 한해 한 달간만 연장해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법리를 적용해 전액 배상을 결정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판단할 시간을 주되, 배상이 과도하게 지연돼 소비자 피해가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달만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이는 올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 수락 시한 연장 요청을 여러 차례 수용했던 것과 다른 모양새다. 키코 판매사들은 길게는 다섯 차례나 연장을 신청했고 결국 불수용을 선택했다.

금감원이 키코와 달리 라임 분쟁조정안에 대해 한 달만 시간을 더 준 것은 법원 소송을 통한 구제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키코 사태는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거친 상황이어서 금감원 분쟁조정이 최후의 피해자 구제수단이었다. 금감원이 분쟁조정안 수락 시한을 연장해주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달리 다른 수단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연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대로 라임 분쟁조정은 결렬되더라도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조정안 수락 가능성이 낮다면 곧바로 소송 절차로 넘어가는 것이 피해자를 위한 더 빠른 길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자들은 사적화해가 일부 이뤄진 라임의 다른 펀드들과 달리 분쟁조정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판매사들로부터 선보상이나 선지급 등을 받지 못한 점도 고려가 됐다.

판매사들은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원금 전액을 배상해 줄 경우 선례가 될 것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또 배상 이후 라임자산운용이나 그와 공모 관계로 엮인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할 경우 승소 가능성 등을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송으로 갈 경우 판매사들의 배상액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민사소송은 인지대 및 변호사 비용 등 소송 비용과 지연이자(연 5%)까지 배상하라고 판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소송이 3심까지 3년 동안 진행된다고 할 경우 펀드 판매시점부터 배상 시점까지 4년에 가까운 기간에 대한 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금감원 분쟁조정안은 지연이자까지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법원에서 원금의 80%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도 이자를 포함하면 금감원 분쟁조정안보다 많은 액수를 피해자에게 지급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금감원 권고안이 적용되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액은 총 1611억원이다. 판매사별로는 하나은행(364억원), 우리은행(650억원), 신한금융투자(425억원), 미래에셋대우(91억원) 등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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