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대신 꿩…은행, 창구 방카 불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판매 유인책을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사모판매 환매중단 사태까지 터진 은행권이 안전한 상품인 방카 공략을 적극 이어가면서다.

28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카 과열 경쟁의 요인이 됐던 선납수수료 제도가 이달들어 폐지됐지만 방카 판매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납수수료는 방카 상품 중 월납으로 받아야 할 보험금을 일시에 받을 경우 은행에 수수료를 선납해주는 제도다. 교보생명을 필두로 올초 8개 보험사가 도입했으나 금융당국이 방카 과열에 제동을 걸면서 이달부터 일제히 폐지했다.

지난 1분기 생명보험사들의 방카 초회보험료는 1조274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3억원)보다 19.6% 늘어났다. 초회보험료는 가입 후 처음 내는 보험료로 신계약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2분기에도 이같은 실적 상승은 이어졌다. 삼성생명의 초회보험료는 5766억원으로 1분기의 525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같은 기간(2176억)보다 2배 넘게 성장했다. 교보생명 역시 2분기 초회보험료가 539억원으로 급증해 1분기(45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6월엔 초회보험료가 244억원에 달해 전년의 78억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한화생명도 1분기 1016억원으로 지난해(768억원)보다 1.3배 늘었다. 다만 2분기에는 571억원으로 급감해 타 보험사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환매 중단 등으로 고역을 치른 은행들이 방카 판매 때에도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하면서 한화생명 대신 타 보험사로 옮겨갔기 때문”이라며 “이달에도 방카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에게 방카 판매 증가는 마냥 반길일은 아니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제도에서 방카에서 주로 파는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돼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에게 방카는 위험상품을 대신해 수수료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효자 상품이다. 방카의 저축성 보험은 공시이율에 따라서 수익률이 결정돼 원금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거의 없고 금리가 적금보다 높아 고객에게 권하기가 쉽다. 특히 고액을 한꺼번에 납입하는 일시납 상품의 경우 고객이 내는 수수료는 거의 없지만 은행은 거액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KB국민은행은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으로 440억원, 우리은행은 430억원, 신한은행은 248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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