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고정비 축소·유증…생존 ‘최후카드’까지 꺼낸 LCC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 위기에 처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한 만료를 앞두고 생존을 위한 ‘눈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면 구조조정을 비롯한 대규모 실직 사태를 막기 위해 LCC들은 무급휴직을 비롯해 고정비 축소와 유상증자 등 최후의 카드를 잇달아 꺼내들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1600여 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의 무급휴직 동의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한다. 지난 3월 항공기 셧다운(일시 중지) 이후 유급으로 진행했던 휴직을 무급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인수계약 해제 선언 이후 법정관리와 청산절차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플랜B’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 투자자의 존재 여부조차 알리지 않는 사측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은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8월부터 3개월간 무급휴직을 하겠다는 건 근로자들의 체당금마저 회사가 뺏겠다는 것”이라며 “제주항공과 무의미한 소송전을 준비하기보다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에 앞서 무급휴직 카드를 꺼낸 티웨이항공의 경우 현재 무급휴직을 신청한 직원은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유급휴직 중인 직원 수와 비슷한 규모로 확인됐다.

기본급의 50%를 지급하는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월 최대 198만원)을 받으려면 휴직 1개월 전에 고용노동부에 신청해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우선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고, 정부가 유급휴직 지원금 지급 기한을 연장하면 유급휴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항공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을 휴업·휴직 수당의 최대 90%로 인상했다. 3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LCC 업체들은 오는 8월 말이면 지원이 끝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은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9월 중순 지원 기한이 만료되는 에어부산은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를 살핀 뒤 무급휴직 전환과 고정비 축소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는 대형항공사(FSC)보다 LCC의 매출 감소 영향이 크고 고정비 부담이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선 취항 제한의 영향이 큰 데다 화물영업의 부재로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더 크다.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가 하반기 LCC 업계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정부는 LCC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업계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기간산업의 생명력을 위해서도 공용안정기금 연장 사안을 관계부처에 요청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도록 정부가 최대한 지원한다는 기조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LCC 사장단이 국회에 낸 건의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국적 항공사 8곳의 유급휴직자는 1만7905명, 무급휴직자는 6336명이다. 전체 항공사 직원 3만7796명의 65%인 2만4620명이 유·무급 휴직, 임금 삭감 등의 대상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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