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방조 수사 철저” 청장 발언 후 경찰 다시 고삐…혐의 여부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 혐의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이어 검찰에도 고발장이 접수된 가운데, 경찰은 방조 혐의 수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28일 경찰과 검찰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와 활빈단 등 시민단체가 서울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고발한 성추행 방조 혐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튜브 채널 가세연을 운영하는 강용석 변호사 등은 지난 10일과 16일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과 전직 비서실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3일에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서울시 전·현직 비서관 20여 명의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은 지난 22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는 4년이 넘는 동안 성고충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들에게 말해 왔다”며 “그러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업무 체계는 침묵을 유지하게 만드는 위력적 구조였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27일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해 “A씨 측의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모든 대상과 의혹에 대해 빠짐없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현재까지 시장 비서실 동료 직원 등 10여 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피해 주장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번주에도 계속 나머지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이다. 비서실장 등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환 여부와 일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경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데에는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의 ‘수사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청장은 “(서울시 관계자들 관련)방조범 수사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법 규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철저히 수사해서 진상이 규명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청장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한 수사 보고를 받은 직후 더욱 적극적인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성추행 방조에 대한 혐의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피해자가 4년 동안 쭉 근무를 하면서 예를 들어 2년 정도 후에도 피해 사실에 대해 보고를 했는데 묵살을 당했다면, 이는 ‘네가 해 봤자 뭘 할 수 있겠냐’며 계속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고소인 입장에선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아 추행 등 행위가 반복됐으므로 묵시적 방조,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한국여성변호사회 관계자는 “현재 고발장이 접수된 강제추행 방조의 경우, 방조가 되려면 추행이 주된 범죄고 방조는 종속된 범죄로 주된 범죄가 입증이 돼야 방조의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며 “공소권 없음으로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어려운 만큼 주된 범죄인 추행에 대한 진실이 얼마만큼 규명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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