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면조사 없는 정신의료기관 입원심사는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 입원적합성심사 시 당사자가 대면조사를 요청한 경우 반드시 대면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당사자의 대면조사 신청에도 이를 실시하지 못한 경우, 재방문 등의 방안 구체화와 조사원 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보호의무자에 의해 정신의료기관(이하 피진정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입원 기간 중 원무과 직원이 입원적합성심사 결과라며 ‘입원 유지’ 결정이 담긴 결과 통지서를 보여주자 “입원하는 동안 심사라는 것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씨는 입원 당시 입원적합성심사에 대면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5일 A씨에 대한 대면 조사차 조사원이 한 차례 방문했지만, 당시 A씨는 흥분과 불안정한 상태로 격리실에서 진정제를 투약해 대면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같은 달 28일 가족 통화 시도, 진정인의 의견 진술서 요청·확인, 원무과 직원 통화, 입원 당시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 통화 등 보완 대책을 통해 입원적합성심사가 진행, 입원 유지라는 결과가 통지됐다.

입원적합성심사란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라는 독립된 기관이 입원 이후 1개월 이내에 입원과 관련된 신고사항·증빙서류 확인과 대면 조사 등을 통해 입원과 입원 유지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심사 후 입원 유지 결정이 나면 입원연장심사 전까지 비자의입원이 유지될 수 있다.

이는 2016년 9월 옛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비자의입원)’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등에 소속된 전문의에 의한 2차 진단’과 함께 정신건강복지법에 강화된 입원 절차 중 하나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이하 시정위)는 “해당 사건에서 대면 조사 방문 당시 A씨가 진정제 투여로 대면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심사 전까지 재방문을 통해 대면 절차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며 “당사자의 의견 진술서와 관계자 통화 등 추가적인 보완 대책에 의해 조사를 진행했으나 면담이 불가능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사자의 의견 진술서는 ‘병원 입원 상황 하에’, ‘병원 직원을 통해 작성된 것으로 의견 진술서의 의미나 용도가 제대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낮기에 당사자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대면 조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봤다.

아울러 시정위는 “입원적합성심사 제도가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도입된 배경과 취지에 비춰볼 때, 대면조사는 인신이 구속당한 당사자에게 청문 및 진술의 기회를 제공하는 절차적 권리”라며 “심사위는 이러한 기회가 보장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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