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북 추정 사건’으로 제기된 경찰·통일부 총체적 관리 소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20대 탈북민 김모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그가 거주했던 경기 김포시의 한 임대아파트 현관문의 잠금 장치가 훼손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던 한 20대 탈북민이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과 통일부가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탈북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월북 추정 탈북민’ 김모(24)씨의 최근 행적에서 월북 징후들이 포착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18일 새벽 이전에 본인 명의의 차와 아파트를 처분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탈북민 임대아파트는 본인 명의로 계약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퇴거할 수 있다. 탈북민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관계자는 “이동의 자유가 있으니 임대 아파트에서 퇴거하는 걸 관리하는 시스템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임대아파트에 들어간 사람은 이 가격으로 다른 주택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법으로 지인을 살게 하고 돈을 받는 일도 왕왕 있다”며 “아파트 보증금을 빼는 건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정부에서 김씨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연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했더라면 월북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탈북민 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은 북한 이탈 주민 지역 적응 기관인 하나센터를 전국에 25곳 운영하고 있다. 하나센터는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5년간 탈북민에게 지속적으로 전화하거나 방문 상담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씨가 거주하던 김포시를 담당하는 경기서북부하나센터 측은 “기간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관할지역 탈북민들에게)연락하기는 한다”며 “센터에서 탈북민들을 어떻게 관리·지원하는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씨는 2017년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탈북민은 정부의 소홀한 관리가 재입북이라는 사고에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관계자는 “정부는 탈북민들에게 주택만 배정해 준 후에는 책임감을 갖거나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 서울 한복판에서 탈북민 모녀가 아사한 사건을 모르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경찰의 탈북민 관리에도 허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브리핑에 따르면 해당 경찰서에서도 김씨가 종적을 감추기 직전 한 달 동안 그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았다. 탈북민을 관리하는 경찰서 보안과는 북한으로부터 탈북민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세 등급(가~다)으로 나눠 관리해야 한다.

김씨는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라 경찰 관리에 대한 지적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거주지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같은 달 21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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