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추행 외교관 비호”…뉴질랜드, 방송에서 얼굴까지 공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성범죄 혐의를 받고 현지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을 두고 양국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뉴질랜드 언론이 해당 외교관의 얼굴을 공개하며 수사 협조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해당 외교관이 조사에 응하는 것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 A 씨의 얼굴을 공개하며 “A 외교관은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는 성추행 행위를 3차례 저지를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한국이 뉴질랜드 법원이 발부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뿐만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한국 대사관 CCTV 영상 자료 제공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송은 A 씨가 지난 2017년 뉴질랜드 근무 당시 뉴질랜드 국적 직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의 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피해자는 대사관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아 현지 사법당국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반면, A 씨는 신체 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논란이 일자 지난 2018년 귀국한 A 씨에 대해 1개월의 감봉 처분을 내렸다. 다만, 뉴질랜드 법원의 구속영장 집행 협조 요청에 대해서는 A 씨가 외교관 면책 특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사 협조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진 주뉴질랜드 한국대사는 뉴스허브 측에 A 씨의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 받을 권리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A 씨가 뉴질랜드에서 조사를 받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 외교관의 성범죄 의혹 사안에 대해 외교부가 외교관 면책 특권을 내세워 수사 협조를 거부하면서 현지 여론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치권에서도 해당 문제가 제기되며 외교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사이먼 브리지스 국민당 외교담당 대변인은 “저신다 아던 총리와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이 이 문제를 모른 체하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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