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장마에 밥상물가 ‘폭등’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제주에서 장마가 49일째 지속하며 역대 최장 기록을 쓰는 등 전국에 장마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밥상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잦은 비 소식에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의 생육이 부진해진 탓이다. 경기 침체로 지갑은 가벼워졌는데 생활 물가는 뛰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우천으로 산지 출하작업이 지연되면서 채소류 출하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과일류도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줄었다. 이에 과채류 상당수 품목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전주에 비해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금치 도매가격은 4㎏당 2만168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40.1% 뛰었다. 장마로 생육이 좋지 않아 시장 반입량은 줄었지만 휴가철 김밥용 수요 등이 늘면서 가격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경남지역에선 폭우로 인해 정상품 출하량이 줄면서 시금치 가격이 강보합세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양배추 도매가(8㎏ 기준)는 전주 대비 17.8% 상승한 5966원을 기록했다. 양배추 역시 노지 재배분 출하 작업이 지연되며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보다 10% 가량 떨어져있던 오이 도매가(10㎏당 1만7300원)도 전주 대비 16.9%가 올랐다.

이 밖에 배추, 상추, 열무, 파, 쪽파 등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잦은 비 때문에 출하 작업이 부진해진 데다, 상품 품질도 떨어지면서 시장 반입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여름 제철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복숭아(천중도백도) 4.5㎏ 도매가는 2만1271원으로 전주보다 47.7%가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6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시장 수요는 전년과 비슷했지만, 우천으로 반입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주일간(7월21~27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복숭아는 2912.3t으로, 전년 동기(2019년 7월21~27일) 3156.9t에 비해 7.7% 줄었다.

참외(10㎏ 기준 2만5954원) 역시 전주 대비 3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 폭우로 일부 수산물 가격 역시 영향을 받았다. 고등어 생물은 부산, 제주, 경남 사천, 경북 안흥 등지에서 반입되는데, 일대 폭우로 인해 반입량이 줄면서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24일 기준 고등어 중(中)품 10㎏ 도매가는 1만600원 오른 4만1600원을 기록했다.

aT 관계자는 “주중에도 우천 및 강풍으로 반입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등어 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노르웨이에서 주로 수입되는 냉동 고등어 역시 저장량이 많지 않아 강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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