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보유국 위상 재확인하며 “국방력 강화 멈추지 않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 연설에서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며 지속적인 국방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핵 보유국 위상을 재확인하며 국방력 강화 지속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리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위대한 승리자들의 위훈은 영원불멸할 것이다’는 제목의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 넘보지 못하게 할 것이고 넘본다면 그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를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제5차 노병대회에는 불참했으며 제4차 노병대회 때는 참석하긴 했지만 핵 억제력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전쟁 자체를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가져야 했기에 남들 같으면 백번도 더 쓰러지고 주저앉았을 험로 역경을 뚫고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강인하게 이겨내며 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자기발전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이제는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핵 개발 정당성을 강조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낙동강 가에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 서지 않을 것”이라며 핵 억제력을 비롯한 국방력 강화를 지속할 것임을 공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노병들을 앞에 두고 군사적 능력을 부각시키고 준비가 잘돼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협상이 재개될 경우 핵보유국 지위로서 임하겠다는 논리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을 향해서는 제국주의라고 부정적 인식을 보인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주며 전투적 우의의 참다운 모범을 보여준 인민지원군 열사들과 노병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며 호의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속 공개활동을 자제해오던 김 위원장이 최근 들어 연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매체 보도기준으로 김 위원장은 26일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27일 군 수뇌부 백두산 기념권총 수여식 및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참배, 28일 노병대회 참석 등 사흘째 공개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홍 실장은 “노병대회의 경우 코로나19 국면에서 방역체계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면서 평양시민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미국을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모종의 전략적 결정을 세운 뒤 김 위원장의 행보가 활발하게 재개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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