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트럼프 코앞 닥쳤는데…“경제 재개, 더 많이”

미국 전역에서 빠른 속도로 재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감염되며 백악관이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경제 봉쇄를 해제하고 개방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내 최고위급 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처음이다. 지난 5월엔 트럼프 대통령의 시중을 드는 백악관 파견 군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브라이언의 대학생 딸이 먼저 감염됐다”며 딸에게 옮았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늑장 대응으로 민심이 심상찮은 와중에 발생한 또 다른 돌발변수다. 특히, 그는 대통령과 같은 웨스트윙에 근무하는 인물이란 점에서 백악관도 더 이상 코로나19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위험이 없다”면서 “국가안보회의(NSC)의 업무는 중단되지 않는다”고 수습에 나섰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최근에 오브라이언을 본 일 있는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나는 최근에 그를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위치한 후지필름 디오신스 바이오테크놀러지스의 바이오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개최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더 많은 주지사들이 봉쇄 조치를 철회하고 경제 재개에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보건 당국자들과 전염병 전문가들은 너무 일찍 경제 재개에 나선다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또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발병 초기 일간 약 3만건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5월 중순경 진정세를 보였지만, 섣부른 경제 재개로 코로나19 재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2개주에서 최근 1주일간 신규 환자가 그 전주보다 증가했다. 신규 환자가 감소한 주는 8곳이었고, 20개 주는 꾸준한 양상을 보였다. 또 통상 신규 환자의 증가보다 수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사망자 수는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제조 능력 확대를 위해 2억6500만달러(약 3172억원) 규모의 계약을 후지필름과 체결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곳에선 미국 정부 백신 개발 계획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일환으로 16억달러(약 1조9152억원)의 지원금을 받은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원료약을 제조 중이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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