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함께 할 친구” vs 韓 “안보와 경제문제 따로 접근”

경제 분야를 넘어 지역 안보 문제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두고 우리 정부가 전략적 유연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가입 요구에 이어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을 ‘함께 할 민주주의 친구’라고 언급하는 등 선택을 강요하는 외교적 압박은 점차 강해지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호주와의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의 민주주의 친구들이 우리 시대의 도전과제가 이들 나라가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법의 지배에 근거한 경제적 번영을 원하도록 분명히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확신한다”며 한국을 언급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비판하며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 인도, 호주, 유럽을 주요 동맹으로 언급했다. 지역 동맹 강화를 위한 주요 협력국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한국이 다시 언급되기도 했다. 호주와의 공동 성명에서도 ‘안전하고 번영하며 폭넓고 규칙에 근거한 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아세안, 인도, 일본, 한국,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등과 나란히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반(反)중국 경제 동맹인 EPN 가입을 재차 촉구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과의 지역 안보 경쟁이 심화하며 한국에 대한 참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안보와 경제 문제를 따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도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의 주춧돌인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져나가면서 역내 안정성이 강화되도록 우리의 건설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경제 분야에서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동시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규범 기반 접근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지역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개방성’을 요구하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도 함께 중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직접 지목하며 동맹 국가들에 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가 중국 역시 홍콩 등 지역 안보 문제에서 한국에 지지를 요청하는 등 미중 경쟁 속 한국의 외교적 위치는 더 어려워진 형국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외교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미중 사이에서 모든 현안에 중립적 입장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주요 현안마다 한국을 향해 양국이 선택을 강요할 텐데 그때마다 한국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다른 참석자들도 현실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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