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비율 ‘빨간불’…IMF때보다 큰 폭 상승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상승폭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재정정책을 적극 동원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채무비율은 3년 후에는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가 고조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9일 ‘재정적자가 국가채무에 미치는 영향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가채무가 작년보다 111조4000억원 늘어나 GDP 대비 비율은 작년보다 5.4%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나 2009년 금융위기보다도 큰 상승폭이다.

외환위기 당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997년 11.4%에서 다음해 15.3%로 3.9%p(20조1000억원) 늘어났고, 금융위기 때는 2008년 26.8%에서 다음해 29.8%로 3.0%p(50조6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닥친 올해는 국가채무비율이 43.5%로 작년(38.1%)보다 5.4%p(11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 소진이 상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국가채무비율이 내년 46.2%, 2022년 49.9%, 2023년 51.7%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경연은 국가채무비율이 늘어나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10%대(1997년)에서 20%대(2004년)로, 20%대에서 30%대(2011년)로 늘어나는 데 각각 7년이 걸렸고, 30%대에서 올해 40%대로 늘어나는 데는 9년이 걸렸다.

그러나 40%대에서 50%대(2023년)로 늘어나는 데는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은 이어 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1%p 높아지면 국가채무비율은 0.6%p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수입 대비 과다한 재정지출을 하면 국가채무비율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명목 경제성장률이 1%p 높아지면 국가채무비율은 0.2%p 낮아진다. 성장률이 높을수록 국가채무 수요가 감소하고 전체 GDP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재정지출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살포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핀셋재정이 필요하다”며 “평상시 수입 내 지출과 같은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이를 준수해야 지금과 같은 이례적 시기에 늘어난 재정지출이 경제에 주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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