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성인지·성평등 교육, 박원순 참석 ‘0회’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생전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에서 진행하는 서울시 공무원 대상 ‘성인지·성평등 교육’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한 정무라인 관계자들의 참석이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이 ‘비서업무로 시장의 심기 보좌를 요구받았다’고 주장한 만큼 박 전 시장을 비롯한 시장단의 성인지·성평등 의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재단은 2016~2019년, 최근 4년간 서울시 공무원 대상 성인지 역량 강화 교육을 총 56회 추진했다. 4년간 교육에 참석한 서울시 공무원은 총 4206명(중복자 포함)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2002년 재단법인 서울여성으로 설립됐다.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재단 산하 성주류화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서울시 공무원·시민의 성평등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을 운용하고,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성평등 정책 수립을 위한 성주류화 관련제도에 대한 컨설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성인지 정책 연구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단의 성인지·성평등 의식 향상 교육에 박 전 시장과 정무부시장 등 정무라인은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실이 재단으로부터 받은 ‘센터 개소 이후 성평등 의식 향상 교육 참석’과 관련한 자료에는 박 전 시장과 정무라인의 연도별 교육 참석 횟수에 대해 ‘해당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

이와 관련해 재단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저희 쪽에서 공무원 교육을 하는 건 맞지만 (박 전) 시장이나 정무라인이 참석한 적은 없다”며 “교육 대상에 서울시 공무원과 자치구 공무원이 포함돼 있으나 교육예산과 인원이 한정돼 있다 보니 전 직원이 모두 그 교육을 듣진 않는다. 일정과 희망하는 공무원들이 와서 듣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을 누구나 받아야 하긴 한다”면서도 “안 받았다고 해서 법적인 구속력은 현재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주로 오는 교육 대상(공무원)이 9급부터 4급 정도로, 가장 높은 게 4~5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출석 명단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무라인의 개념을 부시장 정도까지만 생각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개재된 ‘시·구청 공무원 직위별 직급 체계’에 따르면 서울시 4급 공무원은 과장급인 서기관으로, 2~3급은 국장급인 이사관·부이사관, 1급은 실·본부장급인 관리관이다. 시장과 부시장은 각각 장·차관급으로 나온다.

앞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등 단체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 비서실이 여성 비서들에게 박 전 시장의 ‘심기 보좌’ 역할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자료에 따르면 비서들은 박 전 시장에게 일상적인 결재를 받을 때도 ‘시장님 기분 어때요? 기분 좋게 보고하게’ 등 박 전 시장의 심기를 챙기는 역할을 요구받았다. 박 전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샤워를 하면 속옷을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주거나 박 전 시장의 운동복과 속옷을 봉투에 담아 시장 집으로 보내야 했다. A씨 측은 “시장의 혈압을 재는 것도 여성 비서의 업무로 부여됐다”며 “박 전 시장은 ‘자기(A씨)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 기록에 안 좋다’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폭로 후 박 전 시장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남인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전 시장 사망 18일 만인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성폭력 가해자 또는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우 공천 원천 배제 ▷선출직 공직자·당직자 연 2회 성평등 교육 ▷당원 성인지 감수성·성희롱 예방 교육 실시 등에 대한 당규 정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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