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풀었는데 수혈 안된 기업들…회사채 시장 양극화 ‘가속’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지난해 대비 크게 줄었다. 우량한 회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경제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가 돈은 풀었지만 어려운 기업에는 제대로 수혈이 되지는 못한 셈이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용등급별 무보증 일반회사채 발행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반회사채 시장에서 발행된 사채 총액은 27조73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5조6912억원) 대비 7.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AA’가 18조9700억원으로 25.9% 늘어났다. AAA 등급도 3조3200억원으로 19.9% 증가했다. 반면 A등급은 4조6120억원으로 27% 줄었다. BBB등급은 7550억원으로 지난해(1조4410억원) 대비 47.6%가 급감했다. BB등급 이하도 750억원으로 지난해(952억원) 대비 21.2% 감소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일반회사채 발행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 대기업들은 27조7220억원 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해 지난해(25조7712억원) 보다 7.8% 더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발행 실적은 500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규모는 비교적 큰 폭으로 커졌다. P-CBO 시장은 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하고 그 보증을 근거로 금융사가 기업에 돈을 대출하는 제도다. 보증 보강 덕분에 은행들은 채권 부실화 위험은 줄일 수 있고 중소기업은 P-CBO를 통해 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게 된다.올해 상반기 P-CBO 시장은 2조88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1945억원) 대비 1조6855억원 증가해 141.1%나 급팽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기 상황일수록 우량한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쉽고 저신용의 중소기업일수록 회사채 발행 시장에선 설 공간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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