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대출 진출] 은행 수준 4%대 금리 가능할까?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매장이 따로 없어도 은행권 수준으로 대출 해주려 합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28일 네이버파이낸셜 간담회 자리에서 중소상공인(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대상 대출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은행권 수준’의 중소상공인 대출이자율은 연 4~10%대다. 전자금융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대출업무를 할 수 없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으로 대출 심사를 담당하는 형식을 취한다. 지정대리인은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금융회사와 함께 시범운영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미래에셋캐피탈 지정대리인에 네이버파이낸셜을 선정했다.

네이버 측이 비금융거래 정보를 분석해 개인·소상공인에 대한 대안신용평가를 제공하면 미래에셋캐피탈의 대출심사에 해당 정보를 활용하게 된다.

최대 관심은 연 4%대의 이자가 가능할 지다. 통상 캐피탈업계 최저 금리는 우량차주이더라도 연 5~6%대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만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시장이 안정화 되면서 조달금리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만기가) 1년 안쪽이면 1% 수준, 1년을 초과하면 1.2~1.3% 정도로 조달이 가능하다”면서 “해당 금리로 제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1분기 자금조달 금리는 2.36%다. 1년 이내 단기차입은 연 1.92%다. 최근에는 1%대 중반에 회사채를 발행할 정도다. 결국 네이버파이낸셜이 얼마나 정교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연체위험이 거의 없는 차주라면 은행 수준의 최저 4%대 대출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다만 성공한다면 다른 할부금융사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금리가 낮더라도 ‘2금융’인 캐피탈에서 대출이 나가는 만큼,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캐피탈이 아닌 이보다 더 조달비용이 낮은 은행이나 보험과 제휴한다면 대출이자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최인혁 대표는 28일 간담회 자리에서 미래에셋캐피탈 외 다양한 금융사와 협업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보험, 은행, 신용평가(CB)사 등 금융사 전반을 꾸준히 접촉 중이다.

한편 최 대표는 기존 금융사 ‘대결’이 아닌 ‘공생’을 추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후불결제 이슈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카드사에 대해서도 “주 수익원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이기 때문에 핀테크 업체에 후불결제를 허가해준다고 해서 수익성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드사가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 수익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신용카드사들의 최대 수익원은 신용결제수수료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익비중은 매년 낮아지고 있다. 네이버가 신용결제시장을 일부 가져간다면 카드사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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