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숨은 고수기업을 찾아 ③ - 항당뇨 기업 ‘퓨젠바이오’]버섯에서 우연히 찾은 ‘항당뇨 물질’…당뇨치료의 새 길

인생을 살다보면 가끔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곤 한다. 그리고 그 우연은 그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윤수(사진) 퓨젠바이오 대표는 원래 IT 전문가로 시작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로 바이오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우연히 경북 상주에서 버섯 종균배양업을 하고 있던 퓨젠셀텍(자회사)을 방문한 이후 ‘세리포리아 락세라타(이하 세리포리아)’의 독특한 스토리와 가능성에 매료되어 자금 투자와 함께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투자 전문가인 그에게 이 물질은 어떤 매력이었길래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하게 했는지 그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퓨젠바이오는 어떤 회사이고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나.

▶2005년 설립된 ‘퓨젠셀텍’은 원래 새송이 종균버섯 종자를 생산해 공급하는 회사였다. 그러다 재배가 되지 않는 잔나비걸상버섯을 재배해 보려고 실험을 하다가 항당뇨 효능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한국미생물분석센터(KCCM)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항당뇨 효능을 나타낸건 이 버섯이 아니라 버섯에 묻어있는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라는 물질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나는 원래 IT 분야 전문가로 2014년 투자자로 퓨젠을 알게 됐다. 2015년 임상을 마치고 벤처캐피탈(VC)로부터 60억 투자까지 유치했다. 그런데 새로운 종(spcies)이라는 점 때문에 임상을 완료했음에도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식약처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회사는 문을 닫을 지경에 놓였다. 하지만 이런 신물질을 그냥 묻히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바이오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투자사 지분을 인수하고 2016년 퓨젠바이오를 설립하게 됐다.

-세리포리아는 어떤 물질이고 기존 항당뇨 물질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나.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는 인슐린 저항성(HOMA-IR) 개선을 통한 혈당 조절 효능으로 식약처 허가를 취득한 유일한 기능성 식품 소재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을 경우 인체는 이미 인슐린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슐린을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베타세포는 과부하로 결국 그 기능을 못하고 퇴화하게 된다.

기존의 혈당조절 기능성 식품 소재는 소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식이섬유 기능으로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기능인데 반해 세리포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촉진함으로써 당뇨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세리포리아는 2002년 발견된 생물종으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미생물 배양 소재였기에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안전성을 입증해야 했다. 이에 국내에 2개 뿐인 국제공인 안전성시험 수행기관에서 시험을 수행했고 총 3회의 전임상을 통해 안전한 소재임을 입증했다. 특히 1회의 전임상은 비글견으로 수행했는데 이것은 기능 식품이 아닌 의약품에서 요구되는 수준이다.

-현재 세리포리아를 활용해 화장품과 기능성 식품을 만들었다. 앞으로 치료제 개발 계획은.

▶세리포리아의 항당뇨 임상 연구 도중 피험자의 피부가 개선되는 것에 착안하여 ‘클렙스(CLEPS)’라는 화장품을 개발했다. 클렙스는 강력한 세포 대사 활성화 작용으로 피부 탄력과 보습력, 회복력을 높여주고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와 멜라닌을 감소시켜 피부 스스로 건강할 수 있게 힘을 길러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화장품과 달리 원료가 90% 이상 들어간다. 지난 2018년 이 클렙스를 핵심 원료로 하는 바이오 화장품 브랜드 ‘세포랩(cepoLAB)’을 출시했다.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각종 고급 호텔, 골프장 등에서 무료 체험을 통해 효과를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늘고 있다.

곧 세리포리아를 주원료로 한 혈당 건강기능식품 ‘세포나’도 출시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서 원천특허도 확보했다. 세리포리아는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소재로 먼저 상용화되었고 세리포리아의 2차 대사물질 연구에서 발견된 단일물질을 활용한 신약개발은 진행 중이다. 타겟은 당뇨약을 먹고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실제 임상에서 이런 사람들에게 효과가 좋았다. 또 아직 당뇨는 아니지만 당뇨 전 단계인 사람들이 복용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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