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독주’에 내부서도 역풍 ‘경고음’

더불어민주당이 브레이크 없는 입법 속도전을 펼치면서 당 내에조차 지나친 독주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오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이 지난 28일 미래통합당의 반대 속에서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처리한 지 하루 만이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두 차례의 본회의를 거쳐서 처리한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이틀 연속 절차적인 문제를 이유로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같은 속전속결 움직임에 대해 대부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 내에선 지도부가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법안 처리를 주도하면서 협치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그렇고, 지금 법안 처리 과정을 보면 우리 당이 야당을 몰아세우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며 “아무리 의석 수가 많아도 협치 정신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의 이 같은 ‘추진력’이 향후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나중에 의석 수가 뒤바뀌었을 때 지금과 같은 선례가 우리에게 어떻게 반대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며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이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의석 수와 몸집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21대 국회에 대거 입성한 초선들에게도 부정적인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선들은 의정 활동 경험이 없으니 지금은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지만 협치나 대화보다는 ‘의석 수의 논리’만 배울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초선 의원은 총 82명으로 전체 인원 176명의 46.5%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여당이 불가피하게 취할 수 밖에 없는 조치라는 항변도 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여당의) 이러한 추진 방식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부동산 시장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통과됐어야 했던 법을 정해진 임시회기 내에 추진하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라도 처리되지 않으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금 정국에선 협치에 치중해서 실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나중에 어차피 처리할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실리를 챙길 것인가의 딜레마를 두고 하나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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