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에서 ‘슈퍼’부터 뺀다…SSM, ‘프레시’ 달고 신선식품 전면에

GS수퍼마켓은 간판을 14년 만에 GS더프레시로 교체했다. [GS더프레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간판에서 ‘슈퍼’를 떼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14년 만에 GS더프레시로, 롯데슈퍼는 19년 만에 롯데프레시로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슈퍼마켓이 상징과도 같았던 ‘슈퍼’를 버리고 ‘프레시’를 전면에 등장시킨 것은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신선식품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게 신선식품은 온라인 쇼핑몰의 공세에 맞설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GS수퍼마켓은 작년부터 GS더프레시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고 리브랜딩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0여개 매장의 간판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신선식품을 의미하는 ‘프레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그동안 슈퍼마켓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에서도 ‘지는 매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점포가 많은 편의점과 규모가 큰 대형마트 사이에 낀 모호한 위치였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까지 급성장하면서 슈퍼마켓의 수요를 잠식했다.

슈퍼마켓은 신선식품에 주목했다. 모든 상품을 파는 ‘슈퍼’ 대신 신선식품에 특화된 ‘프레시’ 매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자 가장 먼저 ‘신선 포장센터’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신선식품 구색을 기존 대용량에서 소용량·소포장 중심으로 다양화했다. 직영 농장 운영, 생산지 예약 판매 확대 등으로 신선식품의 품질도 높였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신선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채소(29.1%), 과일(10.3%), 축산(14.7%), 수산(32.5%) 등이 고르게 증가했다. GS더프레시 관계자는 “1~2인 가구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소용량·소포장 위주로 신선식품 구색을 다양화했다”면서 “농·축·수산물의 품질을 차별화해 한 번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도 롯데프레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4월 롯데프레시로 프랜차이즈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온라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명칭을 우선적으로 변경했으며, 오프라인 매장의 간판도 차례대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390여개 매장 가운데 10여개 매장이 간판을 새로 달았다. 롯데프레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직관적으로 신선식품을 강조할 수 있는 프레시라는 단어를 사용해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프레시는 다각도로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곧바로 매장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로컬푸드 점포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는 롯데마트와 새벽 배송을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체 주문의 60%가량이 신선식품으로, 롯데프레시는 향후 새벽 배송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슈퍼마켓이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이미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수요가 상당 부분 온라인 쇼핑몰로 넘어간 상황에서 더는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보인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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