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접수사’ 6대 분야 범죄로 한정

3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내놓은 검찰개혁안은 ‘직접 수사 범위 대폭 축소’로 요약된다. 향후 부패범죄 수사 영역에서 검찰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에 대한 통제가 약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당·정·청협의 내용을 보면 검찰은 개정 검찰청법에 정해진 범위을 한단계 더 줄였다. 개정 검찰청법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6대 항목에 한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부패범죄와 공직자범죄에 연루된 신분을 구체적으로 한정하는 방식으로 수사 대상을 더욱 축소할 예정이다. 경제범죄 역시 피해금액을 법무부령으로 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범죄에만 검찰이 나설 수 있도록 한정할 방침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날 “이번 개혁은 일부 권력기관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첫 걸음”이라면서 “그간 검찰의 문제로 지적된 검찰의 과도한 직접수사를 대폭 축소하고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1차적 수사기능을 경찰이 가져가고,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패범죄나 대형 경제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건 처리 주체가 누구인지 애매한 상황이 벌어질 여지가 생겼다. 한 전직 고위직 검찰 간부는 “사기범 조희팔 사건을 보면 피해액이 크고, 공직자 상대로 로비도 했는데 피해자들이 고소를 했다. 관점에 따라 형사사건이나 경제사건, 부패범죄 어느쪽으로도 볼 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소·고발에 따른 형사사건이라면 경찰이, 대형 경제사건이라면 검찰,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사건이라면 공수처가 각각 1차 수사주체가 된다.

이미 검찰의 직접 수사 부서가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 수사범위를 정하는 것보다 경찰에 대한 통제권한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일선 청의 특수수사, 공안수사 전담부서를 폐지했다. 직접 사건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경찰에서 넘어온 사건에 집중하겠다는 조치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직접 수사 권한이 경찰로 넘어가는 만큼 검찰의 수사지휘권한을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약화돼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검찰청법에서 수사범위를 제한하고 있는데, 하위법인 법무부령으로 법에서 정한 것보다 더 축소하는 것은 체계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경찰은 사건을 자체 종결하지 못하고 모든 사건을 검찰로 이관해야 했지만,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 단계에서 사건 종결이 가능해졌다. 2018년 활동을 마친 검찰개혁위원회는 독자적인 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것은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개혁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사건 종결’은 불기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지 여부를 검찰이 판단한다는 전제와 상충한다는 얘기다. 좌영길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