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수사본부·자치경찰제…‘경찰 개혁’도 급물살

권력기관 개혁안 중 핵심 내용인 경찰 개혁이 물꼬를 텄다. 그동안 경찰의 오랜 숙제였던 자치경찰제 시행이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 등을 통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8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의 권력기관 개혁 논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경찰의 일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 소속 자치경찰에 넘겨 준다는 의미에서 자치경찰은 경찰 개혁의 대표적 방안으로 간주돼 왔다. 검찰의 개혁 방안인 수사권 조정의 경찰 버전인 셈이다.

자치경찰제는 수사 권조정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조정과 자치경찰제는 가급적 같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이날 당정청에서 논의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은 별도의 자치경찰 조직이 신설되는 그간의 이원화 모델(현재 제주 지역 자치경찰단)과 달리, 광역단위(시·도경찰청)와 기초단위(경찰서) 조직을 일원화해 구성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 경찰서 안에 각기 다른 측의 지휘를 받는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이 함께 업무를 보게 되는 셈이다. 국민들은 민원 등을 기존처럼 한 경찰서에서 볼 수 있어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법안 개정을 맡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재정적 투입에 따른 국민 우려와 함께 시도지사가 독립적으로 (자치경찰을 운영)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일원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사무는 경찰청장, 수사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하는 것과 달리 자치경찰은 관할 지역의 생활안전, 교통, 여성·아동·노약자, 지역행사경비 및 이와 밀접한 수사사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찰 직원은 “윗사람이 경찰청장, 국수본부장, 시도지사로 각각 다른데 한 경찰서에서 효율적인 업무 분장이 이뤄질지 모르겠다”면서도 “향후 경찰청 등이 내놓을 해당 안의 각론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이날 당정청은 자치 경찰의 수사 사무도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하는 데 뜻을 모았다. 국가정보원이 대외안보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직무 범위에서 대공 수사권도 삭제됨에 따라 과거 경찰 안팎에서 논의됐던대로 안보수사본부(가칭·안수본)도 신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수본의 경우 국정원과 ‘정보공유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며, 국정원의 수사 요원까지 편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보경찰과 함께 보안경찰 역시 오히려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도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박상현·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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