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축법 위반 화력발전 부정행위 고발·수사의뢰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산업부 공동’ 공공 민간 화력발전소 건설 운영실태 점검결과 및 개선방안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건축법 등 법령을 위반한 화력발전소 담당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또 화력발전소 건설사, 설계사 등에 과다 지급된 52억원 상당을 환수키로 했다.

한국중부발전이 건축물 사용승인과 폐수처리시설 등에 대한 가동 신고 없이 화력발전소를 임의로 돌려 전력을 생산·판매했다. 부적절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를 과다지급하고 안전, 품질 관리를 부실하게 해 발전소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실시한 공공·민간 화력발전소의 건설·운영실태 점검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화력발전소는 현재 국내 전기생산의 약 71%(용량 기준)를 담당하는 주요 국가 기반시설이지만, 약 1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 복합건설사업임에도 체계적인 실태점검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민간 화력발전소의 경우 사업자 선정, 건설, 운영과정에서 외부기관의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비 1조원 이상의 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공공 발전소에 대해서는 법령준수 및 건설관리 등을, 민간 발전소에 대해서는 추진체계 및 사업비 등을 점검했다. 화력발전소 운영과 관련해 전력 매매기준, 비용산정 체계 등도 살펴봤다.

실태조사 결과 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 ▷건축물 사용승인 없이 운영 등 법령 위반 ▷부적절한 설계변경 등 사업비 52억 원 과다 지급 ▷안전·품질관리 부실 등 총 18건의 부정 사례가 적발됐다.

일례로 중부발전은 건축물 사용승인 및 대기환경시설,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가동 신고 없이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임의로 사용해 실질적인 상업 운전을 개시하고 전력을 생산·판매했다.

위험 장비인 레일식 운반장비(호이스트) 19개소를 고용노동부 승인(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복합화력발전소 내부에 설치해 일부 사용하기도 했다.

중부발전은 또 이미 계약 내역에 반영된 리프트카, 품질관리 활동비 등 7개 항목에 대해 공사량 변경이 없음에도 계약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17억8000만원을 부당하게 증액했다. 직원 해외 교육비용(1인당 하루 140만∼380만원)을 발전소 건설비에 포함하고, 교육비용에 대한 적정성 검토나 실비정산 없이 비용을 과다하게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안전·품질관리에도 구멍이 뚫렸다. 서울복합화력발전소 내 발전기가 설치되는 지하의 방수공사를 부실하게 시행해 총 41개소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중부발전은 현장 점검 이후 누수 원인을 규명하고 보완 방수공사를 진행했다.

정부는 건축법 위반 등 법령위반 8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건설사, 설계사 등에 과다 지급된 52억원 상당을 환수하도록 했다.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중부발전 담당자의 징계를 요구, 해외 교육 정산을 부적절하게 한 중부발전 담당자에 대해선 수사를 의뢰했다.

화력발전소 건설·운영에 관한 4가지 제도개선 과제도 발굴했다. 우선 외부 전문기관의 연구용역을 토대로 경제성 분석, 제 3자 경쟁 등 민간사업자 선정 절차를 강화하고 정부의 권리·감독 권한을 확보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내년 1분기 중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한국전력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전력 생산비용에 대한 평가가 미흡할 뿐 아니라 발전공기업 간 경쟁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전력 매매기준을 개선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세부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기관의 연구용역을 통해 발전소별 표준공사비 등 구체적인 산정기준을 정하고 설계변경을 최소화하는 합리적 입찰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발전소 위험지역 출입통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에 내놓은 조치 요구와 제도 개선 이행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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