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獨 돈안내서 감축”…주한미군 감축-방위비 연계 ‘압박’

도널드 트럼프.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미국이 29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1만2000명가량 감축하기로 발표하면서 주한미군 감축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 감축 카드도 방위비 증액 압박 수단으로 꺼낼 가능성을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비용과 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비난 속에서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무리해서라도 방위비 증액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미국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끌던 미국 측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협상대표의 교체를 알렸다. 분위기 쇄신을 통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중 3만6000명 중 독일에 2만4000명을 남기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독일은 그에 대해 지불하도록 돼 있지만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더이상 호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 돈을 내지 않는다면 왜 그들을 남겨놓아야 하느냐”며 “미국은 무역과 군 문제에 있어 25년간 이용을 당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이 그들의 청구서를 지불하기 시작한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돈만 내면 감축을 재고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감축 번복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증액을 압박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재선가도의 성과로 삼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감축 필요성이나 이행의지와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11월 대선용 성과 확보를 시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측 대표인 드하트 협상대표가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국의 의도파악에 촉각을 세운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드하트 전 대표가 북극권 조정관이자 장관과 부장관의 수석고문으로서 북극 관련 문제에 관해 정책 수립과 외교적 관여를 주도하고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협상 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드하트 전 대표는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 측과 7차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끌었다. 특히 7차 협상 후 한미가 실무선에서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이 13% 인상안을 고수하고 미국은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미측 협상 대표 교체 배경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협상의 분위기 전환용 목적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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