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 역대최대 美 쌍둥이적자…달러약세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에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기준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연준의 전반적인 스탠스를 보면 최근 나타나는 달러 약세의 추세 흐름에 대한 우려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종전대로 달러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겠다고 하는 걸 보면, 세계에 달러 규모가 늘어나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어쩌면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길 바라는 건 아닐까.

최근의 달러 약세 흐름을 미국의 고질적인 쌍둥이(재정·무역) 적자에서 요인을 찾는 시각도 나왔다. 특히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양으로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 강세로 무역 적자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달러 약세를 용인하면서 교역에 따른 흑자를 늘려갈 계획을 세우고 있단 것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0년간 달러화는 쌍둥이 적자가 줄어들면 1~2년 시차를 두고 강세를 보였고, 적자가 확대되면 단기간(통상 1년 반)의 시차를 두고 더욱 큰 약세를 보였다”며 “다만,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출현하는 초반에는 달러화 강세가 연출되는데, 정책을 써야 하는 매크로 환경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후 경기의 바닥을 확인하면 달러화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이번엔 중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의 반등을 통해 바닥을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 연구원은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코로나 팬데믹 대응책으로 급격히 확장됐다”며 “GDP 대비 -10%까지 늘어났고, 이는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위기 당시 단기 달러화 강세 이후 2009년 3월 89포인트에 육박하던 달러화지수는 그 해 11월말 75포인트를 깨는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서 이런 추세가 2011년 6월까지 진행됐다”며 “이번 달러화 약세를 과거와 단순 비교해 볼 경우 6~7개월 이내 90포인트의 하향돌파와 쌍둥이적자의 기간 감안시 내년 말까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미 연방정부는 864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월 기준으로 지난 4월의 7390억달러를 넘은 신기록이다. 매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서 첫 9개월 동안 기록한 재정적자도 2조7400억달러로 역시 최대 규모다.

이런 추세로라면 올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경상수지는 1042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이 미 달러로만 거래됐던 원유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를 성사시키며, 소위 ‘페트로위안’ 시대를 향한 첫 포문을 열었다. 7대 석유 메이저 중 하나인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7월 초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INE)에서 중국에 원유 300만배럴을 납품하며 위안화로 거래했다.

중국이 지난 2018년 원유선물시장을 연 뒤 석유 메이저 회사가 위안화로 원유를 처음 거래하자 원유시장에서는 ‘페트로달러’ 체제가 흔들리고 있단 분석이 나왔지만, 일각에선 미국이 위안화 강세를 허용(?)함으로써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최근 달러 약세로 엔화는 절상폭이 가파른 ‘엔고’ 현상을 보이면서 수출이 빨간불이 켜졌다.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이 일본 등에 각국 통화 절상을 이끈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에도 이후 발생된 엔고로 일본은 수출 부진에 애를 먹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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