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 피해자 소송 지원 ‘총력’”… 은행권 ‘고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금융감독원이 라임 무역금융펀드 배상안에 대한 ‘법정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피해자들이 판매사들과 소송을 벌일 경우 ‘총력 지원’ 하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판매사 책임을 입증할 법원 필요 서류를 피해자들에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31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배상안에 대한 결정 연기를 한차례만 받겠다고 한 것은 이후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금감원의 모든 자원을 피해자가 배상을 받게 하는데 쏟아 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감원이 파악한 라임 펀드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판매사 책임을 입증할 관련 자료들을 피해자들에게 지급, 법원 판단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이라며 “라임펀드 피해자들의 법정대리인은 금감원이고, 판매사들의 법정대리인은 개별 법무법인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등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은 최근까지 모두 금감원에 한차례 배상안 수용 결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연기 신청을 한 상태다. 금감원은 8월말에는 조정안 ‘수용’ 또는 ‘불수용’ 여부만을 알려달라고 판매사측에 통보한 상태다. 판매사들이 불수용 입장을 금감원에 통보할 경우 피해자들은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금감원이 때 이르게 ‘법정 소송’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단 한차례만 연기 가능’ 입장을 밝힌 것과 관계가 깊다.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피해자 입장에선 빠른 시일 내에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이 일차적 목표인데, 키코 사례처럼 판매사들의 ‘연기’ 요청이 반복될 경우 투자금을 돌려받는 데 시일이 더 많이 걸릴 개연성이 있다. 연기보단 소송이 피해자 입장에선 낫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론 금감원이 확보한 피해입증 자료를 라임펀드 투자피해자들이 법원에 제출할 수 있도록 서류일체를 넘기는 방안이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라임 펀드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원금 100% 반환’ 결정을 내렸는데 이 결정을 내릴 때 사용했던 자료를 법원에 제출토록해 투자피해자들이 배상을 원활히 받게 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생각이다.

다만 라임펀드 투자자들의 소송 승소 가능성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투자상품에 대한 ‘100% 배상’은 전례가 없는데다 민법을 적용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배상 판단 근거로 원용했다는 점도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에서 한측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100% 승소’ 사례도 드물다는 점은 판매사들이 선뜻 금감원의 ‘100% 배상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원인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아직 다음번 이사회에서 수용여부에 대한 결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소송 절차 돌입 여부는 이사회 결정 이후에야 내부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판매 금액은 우리은행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등 1611억원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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