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곡소리’ 속 고속 성장하는 패션테크

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의류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와중에 유독 패션테크 스타트업들은 성장 가도를 달려 눈길을 끈다.

올해 패션 업계는 국내·외 할 것 없이 고전중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섬유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 줄어든 53억6000만달러였다. 섬유류 수입도 전년 동기보다 5.7% 줄어 73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섬유류 생산부터 물류까지 차질을 빚어 수입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수요 급감은 더 큰 문제로 남았다. 코로나로 외출이 줄면서 의류 수요도 크게 감소해, 미국에서는 J크루 등 의류업체부터 니먼마커스, 메이시스 등 유명 백화점까지 파산 신청을 할 정도가 됐다. 국내에서도 백화점, 홈쇼핑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의 주력 품목이었던 패션이 몸살을 앓고 있다.

크로키닷컴이 운영하는 패션앱 지그재그

올해 패션 업계에서 ‘곡소리’가 이어지는 와중에 패션테크 스타트업들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패션테크 기업은 주로 온라인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패션전문몰을 연결하는 플랫폼 제공사를 말한다. 단순히 여러 패션몰을 모아 한 번에 보여주는 ‘연결형’에서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보여주고, 결제나 리뷰 작성, 배송 등에서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보이는 ‘혁신형’으로 거듭나고 있다.

패션 앱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3700여개의 여성 패션 쇼핑몰을 한데 모아 하나의 앱처럼 사용하게 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한 번에 결제하는 Z결제, 리뷰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남길 수 있는 Z리뷰 등으로 소비자 편의를 증진시킨게 특징이다. 지난 6월에는 지그재그가 여성 패션 앱 최초로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주문한 의류를 12시간 안에 받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브랜디

브랜디는 배송과 물류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주문 이후 최대 12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6년 7월 출범 이후 4년만에 누적거래액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21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에이블리는 지난달 국내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에서 패션앱 분야에서 사용자 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지그재그(134만명), 무신사(108만명), 브랜디(68만명)도 제치고 에이블리(142만명)가 가장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패션앱이 된 데에는 1년만에 222.7%라는 성장세가 뒷받침됐다.

1년 사이 사용자 수 기준 222.7%의 성장을 기록한 패션앱 에이블리

패션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와중에 패션테크 스타트업들은 ‘잘 나가는’ 부조화에 대해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트렌드가 생기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앱 이용은 활발해졌다고 분석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더 오래 머무르면서 앱을 통한 의류 구매도 늘었다는 것이다. 크로키닷컴 측은 “코로나19 시기라 해도 의식주 영역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할 뿐”이라며 “외출에 걸맞는 옷 대신 집에서 입기 좋은 의류나 애슬레저룩 등을 사는 식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패션테크 스타트업을 통해 접하는 의류는 대부분 동대문 패션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최신 트렌드에 맞는 옷들이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는 아예 비싼 명품을 사거나 아주 저렴한 비(非)브랜드 패션을 소비하는 것”이라며 “패션테크 기업들이 저렴한 ‘동대문 패션’과 소비자를 아주 편하게 연결시켜줬다”고 분석했다.

패션테크 기업들은 향후 영역을 더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크로키닷컴은 잡화 쪽으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방향도 검토중이다. 브랜디는 올해 개발자를 100명 채용해 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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