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스토리]루컴즈 김명수 사장 “똑똑한 3040대 사로잡은 비결…‘가성비 甲’의 품질”

루컴즈는 다음달 사명을 ‘루컴즈전자’로 바꾸고 종합가전 기업으로 거듭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뒤이어 대중적인 가전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김명수 루컴즈 사장은 “시장과 호흡하면서 조금씩 확장하면서 종합 가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표했다.박해묵 기자

‘싸면서도 성능 좋은, 사후서비스(AS)까지 보장되는 제품.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것만 뽑아 제공하겠다’

올해 취임 1년차를 맞은 김명수 루컴즈 사장의 야심찬 포부다. 그는 1000만원대 제품이 등장하는 가전시장에서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좋은 제품으로 가전업계 틈새시장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그의 전략이 반영된 것이 이번에 출시한 30만원대 16㎏ 세탁기다. 값은 대기업의 절반인데 성능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이달 초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일주일만에 완판됐다. 가격과 성능을 모두 중시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동안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중소형 가전을 주로 만들어온 루컴즈 입장에서는 일종의 실험이었다. 이들이 소형만 쓸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모험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뜻밖의 완판에 지금은 8월께야 예약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인기다. 지금은 18㎏, 20 ㎏ 세탁기도 준비하고 있다.

제품 크기만 넓히는 것이 아니다. 루컴즈는 다음달 사명을 ‘루컴즈전자’로 바꾸고 종합가전 기업으로 거듭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뒤이어 대중적인 가전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오후 루컴즈 사옥에서 만난 김명수 루컴즈 사장은 “시장과 호흡하면서 조금씩 확장하면서 종합 가전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김명수 루컴즈 사장

▶가전업계 ‘가성비 맛집’…실용성 무기로 3040세대 공략=루컴즈는 대우루컴즈에서 분사해 가전제품 유통을 맡고 있는 법인이다.

대우루컴즈는 지난 2002년 옛 대우전자의 모니터 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졌다. 이후 대우컴퓨터와 합병을 통해 컴퓨터 공공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에 가전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유통법인인 루컴즈를 설립했고 TV사업을 시작으로 세탁기·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루컴즈가 내세우는 무기는 ‘실용성’이다. 저렴하면서도 사후관리까지 잘되는 튼튼한 제품을 찾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주요 타깃이다. 그래서 입소문으로 먼저 알려졌다. 눈의 띄는 광고를 딱히 하지 않았아도 온라인 쇼핑몰에는 대우루컴즈를 가성비 뛰어난 국내 가전업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김 사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하나씩 채워나간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루컴즈의 주된 소비자 층으로 3040세대를 꼽았다. 그는 “온라인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TV구매층은 30대와 40대가 많았다. 이 중 브랜드를 중요시 안하고 가격은 합리적이면서 나중에 서비스 받는데 문제없는 그런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주요 타깃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똑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김 사장은 전 직원이 제품 아이디어를 내도록 장려하고 있다. 회사의 모든 직원은 현재 월 1회 시장 조사를 하고 사내에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의 시선’이다.

김 사장은 “기획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면서 “대우루컴즈의 1인가전 브랜드 슬로건 ‘핏미(FIT ME)’도 그렇게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핏미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가전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루컴즈가 기존 소형가전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대형 TV, 냉장고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제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한 대형 65인치 TV가 대표적이다. 새해 첫날 진행한 대형마트 행사에서 1000대를 16분만에 완판됐다고 한다. 김 사장은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우수한 TV를 찾는 사람들의 니즈를 공략한 결과”라고 말했다.

▶제품 싸기만 하면 ‘나쁜’ 기업…품질 경영에 최우선=하지만 여전히 루컴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중소업체의 특성상 광고보다는 제품력에 집중해왔지만 때로는 공격적인 광고라도 해야할까 고민도 많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그는 “공공부문 시장에서는 회사가 꽤 알려져 있지만 아직 B2C시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하다”면서 “우리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늘 고민하는데 결국 답은 ‘품질’이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제품의 품질은 포기한 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것이다. 그는 “제품의 근간인 성능을 포기한 채 저가전략만 고집하는 것은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서 “착하고 정직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루컴즈는 중국 TCL로부터 제품을 공급 받아 자체 50여 가지 품질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까다로운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판매 합격’을 내린다. 사내 화질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준에 맞춰 모두 수정한다. 국내 중소 TV 업체 중 국가 공인 품질마크인 Q마크를 획득한 기업은 루컴즈가 유일하다.

AS를 2년으로 연장한 것도 저렴한 가전제품은 사후관리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직접 배송 시스템 갖춘 것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수도권 2일 이내 지방은 3일 이내 직접 배송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외주는 이게 정말 제대로 배송을 했는지 사후관리에서 문제가 없는지 피드백이 안되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그런 부분이 제도나 시스템 갖추고 있느냐 없느냐가 경쟁력의 요소”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애로사항 많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진심’=성능과 가격 모두 좋은 중소 가전업체로 포지셔닝했다고 하더라도 남는 숙제는 있다. 한국에서 중소업체로 경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획기적인 식기세척기, 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개념 가전을 기획하고 출시하려고 해도 대기업의 제품 개발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중국제품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많은 중저가 제품들은 중국의 OEM·ODM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가격 경쟁 마저 치열하다.

인력 유출은 기업 우두머리로서 가장 뼈아픈 일이다. 김 사장은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서 이제 좀 회사에 기여하겠구나 싶으면 경력으로 다른 회사로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관학교가 된 건 아닌가 허탈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표를 맡았던 작년이 가장 힘들었다. 폭염을 예상해 에어컨 물량을 대량으로 발주했지만 날씨는 따라주지 않았다. 제고는 쌓였고 자금은 묶여 창고에 에어컨이 쌓여갔다. 이 경험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교훈을 줬다.

경영이 힘들수록 직원들과 소통해야겠다는 판단도 들었다. 그는 반기에 한번씩 직원들로부터 무기명 평가를 받는다. 조직(문화)관리, 인사관리, 영업관리, 상품개발, 마케팅 5대분야에 대해 사장으로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과 개선했으면 하는 사항에 대해 직원들로부터 냉정한 이야기를 듣는다.

김 사장은 “아직은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많아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라면서 “가장 가까운 직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10년 뒤 종합가전 3위 목표=그가 꿈꾸는 10년 뒤 미래는 확고하다. 삼성전자, LG전자를 잇는 종합가전 3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중장기 전략은 이미 작동되고 있다. 김 사장은 “1~2인 가구와 맞춤형 가전 시장에서 차별화를 통해 중소형 가전 전문기업으로 소비자에게 각인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루컴즈가 루컴즈전자로 재탄생하는 올해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해 상반기 매출목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면서 700억원으로 원래 계획보다는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대비 60%로 성장한 수치다. 김 사장은 하반기에 다양한 신제품이 나오면서 충분히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부터 10월까지 안드로이드 TV가 사이즈별로 출시된다. HDR 10+블루투스, 인공지능(AI) 등 저가 중소기업이 적용하지 않는 신기술을 내세웠다. 연말에는 8K TV 도 선보인다. 세탁기의 경우 18 kg, 20kg 등 대형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마케팅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성남이 모란시장 근처에 쇼룸 개념인 1호 대리점이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도 일산에도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루컴즈 사장으로 1년차인 그는 “아직 할 것이 많아 재밌다”고 했다. 그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려면 마음이 앞설수록 돌다리도 두드려야 한다는 자세로 검증하고 또 검증하려고 한다”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욕심 부리다가 영영 소비자들과 못 만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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