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사이트] 인도의 신경제 전략과 중국

지난 5월 12일 인도의 국무장관은 코로나19 위기가 경제부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최근의 경제적 위기를 국산품 사용 및 선진 기술개발을 통해 경제적 자립(Self-Reliant India)을 하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하고 있다. 이 경제적 자립은 최근 붉어진 국경분쟁을 계기로 약 6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과 함께 장기적으로 소싱처 다변화, 더 나아가 국내 제조역량 강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모디 정부는 출범 당시 천명한 국가개조 프로젝트(Nation-building Initiative)의 한 축으로 2020년까지 국내 제조업을 인도 GDP의 25% 수준까지 끌어올려 인도를 전 세계 제조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20년 현재까지도 인도의 제조업 수준이 새로운 기술집약산업의 도약 또는 수출의 획기적 증가 등의 전략적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위기극복과 인도 경제에 활력을 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필요하게 됐다. 그 비전이 바로 자립경제(Self-reliant India)다. 이 자립경제의 요점은 3D(탈중앙화·디지털화·저탄소경제) 및 3T(탤런트·테크놀러지·트러스트)를 통해 더욱 강한 제조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공급체인에서 중국을 대체하는 국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급격히 확대되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하는 인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렇게 모디 정부가 제시한 비전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국가 성장전략임과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중국과의 국경분쟁을 계기로 탈중국화, ‘china plus one’전략(글로벌 기업의 중국 대체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기도 한 것이다.

중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의약품 원료 및 섬유·전기·전자 제품 등의 소싱처를 타 국가로 다변화하며 나아가 국내 기업의 중국산 제품 수입 자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점은 중국에 대한 산업 및 투자의존도를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의중을 분명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인도의 바이어들은 원하는 품질 및 옵션을 끝까지 고집하는 반면 저렴한 중국의 가격 수준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등 인도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을 매우 힘들게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경분쟁과 코로나19 초기 중국에서 긴급 공수한 100만개의 진단키트 중 30~40%가 불량이라는 뉴스 보도로 커진 국민적 공분과 정부의 강력한 대중국 견제 기조는 우리가 이전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겪었던 한한령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산 제품을 한국 등 타 국가 제품으로 교체하고자 하는 인도 바이어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현장에서 느끼는, 작지만 분명한 현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처럼 한·인도 간 경제 교류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기영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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