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소개소] ‘비동의 강간죄’ 발의 류호정 “‘피해자다움’ 요구하는 현행법…피해자 마음 헤아려야”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법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현행법은 너무 명백하게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의원은 이르면 4일 1호 법안으로 ‘비동의 강간죄’를 발의한다.

3일 류 의원에 따르면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이뤄진 이 법안은 ‘강간’의 구성 요건을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경우’ ‘폭행·협박 또는 위계·위력인 경우’, 그리고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경우’로 유형화해 형벌을 규정한다.

또한 강간과 추행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고, 유사 강간을 ‘성교’의 개념으로 통합해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류 의원은 “현행법은 강간죄의 구성 요건으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행위’만을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판례 역시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폭행이나 협박으로 항거불능 상태이거나 항거가 현저히 곤란한 정도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은 피해자에게 ‘얼마나 저항했느냐’고 묻고, 피해자는 ‘왜 완벽한 피해자이지 못했는지’ 자책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이 성범죄 발생 이유는 가해자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지, 피해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행법으로는 문화·예술·체육계 등과 같은 특수 고용관계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 및 추행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류 의원은 “이번 고(故) 최숙현 선수의 경우 근로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보호받지 못했다”며 “강간 구성 요건에 위계·위력을 추가함으로써 해당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류 의원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비롯한 수많은 미투(Metoo)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데 대해 “현행법 하에 피해자들은 ‘신고해도 바뀌는 게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행 형량이 강화되면 다른 혐의의 형량 역시 강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엔 “2020년 법무부가 발간한 성범죄 백서에 따르면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60% 이상”이라며 “성범죄가 계속 나오는 건 사회가 이에 대해 너그러운 시선을 보내고 지나치게 낮은 형량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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