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미성년자 생활체육 이용 금지, 나이 이유로 한 차별”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헬스장, 수영장 등 아파트 내 생활체육 시설에서 일률적으로 미성년자의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향후 해당 시설 내 미성년자 이용을 배제하지 말 것도 권고했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1월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내 동호회가 헬스장 운영 관련 회칙으로 미성년자의 가입을 금지해 자신의 자녀가 헬스장에서 출입을 부당하게 금지당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해당 동호회 측은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운동 시설이 노후화돼, 운동 공간이 협소하고 미성년자가 운동 시설을 이용할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해 출입을 금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9월께에는 B광역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C씨가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관리자가 만 10세인 C씨의 자녀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수영장 출입을 부당하게 제한해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B광역시 아파트 측은 미성년자가 수영장을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동시설 운영 규정에 따라 미성년자의 수영장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이들 진정에 대해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미성년자의 인지 능력, 신체 발달 정도 등을 고려하거나, 운동 시설에서 안전 문제를 해소하고자 별도의 노력 없이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운영되는 운동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전면적으로 금지하거나 일률적으로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인권위는 “이러한 생활체육 시설은 아파트 내 공동시설에 있는 만큼 주민 복지적 성격이 상당하다”며 “시설의 협소함이나 안전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배제하기보다 더 많은 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역시 지난해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서 ‘모든 아동이 스포츠를 포함하여 휴식과 여가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놀이와 오락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및 시설을 보장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 제2호에 따르면 ‘당사국은 아동이 문화적·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고 촉진하며,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의 제공을 장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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